영국 新내각 좌초 초읽기?…英내무장관 "정부 방향성 걱정"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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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엘라 브레이버먼 영국 내무장관(사진)이 전격 사임을 표명했다. 최근 감세안 철회로 정치적 위기에 몰린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향후 국정 수행에 더욱 압박을 느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9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브레이버먼 장관은 이날 트러스 총리를 만나 사직서를 전했고 곧바로 해임됐다. 표면적으론 이민 정책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담은 공식 문서를 개인 이메일을 통해 외부로 유출한 점이 사임의 이유가 됐다. 내각 규칙을 어겼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이민 정책 지지를 얻기 위해 동료 의원에게 개인 이메일로 공문을 보냈다"고 해명하면서도 "그 문서는 아직 발표가 안된 성명 초안이었고, 이를 전달한 것은 규칙 위반에 해당한다"고 사임의 변을 밝혔다.
하지만 대규모 감세안 공약을 내놨다가 철회해 시장 혼란을 빚은 트러스 총리에 대한 불만이 사퇴의 진짜 이유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가 트러스 총리에게 전달한 사직서 내용이 공개되자 이같은 분석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브레이버먼 장관은 사직서에서 "우리에게 아무런 실수가 없었던 척 하거나 마치 우리가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을 모두가 모르는 것처럼 지낼 수도 없다"며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서 기적처럼 일이 잘 풀리기를 바라는 것 또한 진지한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그는 "트러스 내각이 격동의 시기를 겪고 있다"며 "나는 이 정부의 방향이 걱정된다"고도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우리는 유권자들에게 약속했던 주요 공약을 어겼다"며 "공약을 실천하겠다던 트러스 정부의 약속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가지게 됐다"고 토로했다. 가디언은 "브레이버먼 장관이 밝힌 사임의 변은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사퇴를 거부하는) 트러스 총리의 행동과 정반대라는 점에서 무척이나 잔인하다"고 전했다.
브레이버먼 장관의 사임은 지난 14일 감세안 실책의 책임을 지고 사실상 경질된 최측근 쿼지 콰텡 재무장관에 이은 사퇴다. 트러스 내각이 출범한 지 한달여 만에 불과 며칠 간격으로 두 명의 장관을 잃게 된 것이다. 브레이버먼 장관의 후임으로는 그랜트 섑스 전 교통장관이 내정됐다. 콰텡 전 장관의 뒤는 제러미 헌트 재무장관이 잇고 있다.
정치권과 영국 언론은 브레이버먼 장관의 사임이 줄사표의 신호탄이 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교체된 두 장관의 후임자들이 모두 당대표 경선에서 트러스 총리를 지지하지 않았던 인물들로 채워졌다는 점에서다. 이들은 앞서 보수당 경선에서 트러스 총리의 경쟁자였던 리시 수낵 전 재무부 장관을 지지해온 인사들이다. 특히 섑스 신임 내무장관은 이달 초까지 보수당 회의에서 트러스 총리에게 최고 소득세율 폐지 계획을 철회할것을 촉구하는 등 트러스 총리 비판에 앞장섰었다.
정치적 생명이 위협받고 있는 트러스 총리는 앞서 이날 하원의 정례 주간 총리 질의응답에서 의원들의 야유에 시달렸다. 의원들이 트러스 총리의 사퇴를 대놓고 압박하는 장면까지 연출됐다. 트러스 총리는 야당 측의 사임 요구에 "나는 싸우는 사람이며, 그만두는 사람이 아니다"고 응수했다.
트러스 총리는 앞서 지난달 23일 450억파운드 규모의 대대적인 감세정책인 미니예산을 발표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과 부채 증가, 재정건전성 악화 등에 대한 우려로 파운드화 가치가 하락하고 영국 국채 금리가 폭등(국채 가격 폭락)하는 등 금융 시장이 혼란에 빠지자 비난을 받았다. 이후 트러스 장관은 콰텡 장관을 경질하고 감세안을 철회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으나, 그에 대한 사퇴 압박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19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브레이버먼 장관은 이날 트러스 총리를 만나 사직서를 전했고 곧바로 해임됐다. 표면적으론 이민 정책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담은 공식 문서를 개인 이메일을 통해 외부로 유출한 점이 사임의 이유가 됐다. 내각 규칙을 어겼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이민 정책 지지를 얻기 위해 동료 의원에게 개인 이메일로 공문을 보냈다"고 해명하면서도 "그 문서는 아직 발표가 안된 성명 초안이었고, 이를 전달한 것은 규칙 위반에 해당한다"고 사임의 변을 밝혔다.
하지만 대규모 감세안 공약을 내놨다가 철회해 시장 혼란을 빚은 트러스 총리에 대한 불만이 사퇴의 진짜 이유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가 트러스 총리에게 전달한 사직서 내용이 공개되자 이같은 분석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브레이버먼 장관은 사직서에서 "우리에게 아무런 실수가 없었던 척 하거나 마치 우리가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을 모두가 모르는 것처럼 지낼 수도 없다"며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서 기적처럼 일이 잘 풀리기를 바라는 것 또한 진지한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그는 "트러스 내각이 격동의 시기를 겪고 있다"며 "나는 이 정부의 방향이 걱정된다"고도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우리는 유권자들에게 약속했던 주요 공약을 어겼다"며 "공약을 실천하겠다던 트러스 정부의 약속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가지게 됐다"고 토로했다. 가디언은 "브레이버먼 장관이 밝힌 사임의 변은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사퇴를 거부하는) 트러스 총리의 행동과 정반대라는 점에서 무척이나 잔인하다"고 전했다.
브레이버먼 장관의 사임은 지난 14일 감세안 실책의 책임을 지고 사실상 경질된 최측근 쿼지 콰텡 재무장관에 이은 사퇴다. 트러스 내각이 출범한 지 한달여 만에 불과 며칠 간격으로 두 명의 장관을 잃게 된 것이다. 브레이버먼 장관의 후임으로는 그랜트 섑스 전 교통장관이 내정됐다. 콰텡 전 장관의 뒤는 제러미 헌트 재무장관이 잇고 있다.
정치권과 영국 언론은 브레이버먼 장관의 사임이 줄사표의 신호탄이 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교체된 두 장관의 후임자들이 모두 당대표 경선에서 트러스 총리를 지지하지 않았던 인물들로 채워졌다는 점에서다. 이들은 앞서 보수당 경선에서 트러스 총리의 경쟁자였던 리시 수낵 전 재무부 장관을 지지해온 인사들이다. 특히 섑스 신임 내무장관은 이달 초까지 보수당 회의에서 트러스 총리에게 최고 소득세율 폐지 계획을 철회할것을 촉구하는 등 트러스 총리 비판에 앞장섰었다.
정치적 생명이 위협받고 있는 트러스 총리는 앞서 이날 하원의 정례 주간 총리 질의응답에서 의원들의 야유에 시달렸다. 의원들이 트러스 총리의 사퇴를 대놓고 압박하는 장면까지 연출됐다. 트러스 총리는 야당 측의 사임 요구에 "나는 싸우는 사람이며, 그만두는 사람이 아니다"고 응수했다.
트러스 총리는 앞서 지난달 23일 450억파운드 규모의 대대적인 감세정책인 미니예산을 발표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과 부채 증가, 재정건전성 악화 등에 대한 우려로 파운드화 가치가 하락하고 영국 국채 금리가 폭등(국채 가격 폭락)하는 등 금융 시장이 혼란에 빠지자 비난을 받았다. 이후 트러스 장관은 콰텡 장관을 경질하고 감세안을 철회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으나, 그에 대한 사퇴 압박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