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고문? 반도체 = KOSPI 반등의 마지막 퍼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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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리더의 시각
이한영 DS자산운용 주식운용1본부장
월간으로 글을 적다 보니, 그 기간 동안의 시장 미세 조정보다는 큰 그림에서의 글을 적게 된다. 그러고보니 자산운용업 현업에서 매일 시장을 상대하는 필자로서는 시장에 대한 이런 저런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오히려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이런 관점이 잘 전달되기를 바라면서 세번째 기고를 하고자 한다.
지난번 글의 제목은 '도돌이표와 태조이방원'이었다. '도돌이표'는 톱다운(top down)에서 시장을 표현하고자 했던 것이었으며, 이에 대한 핵심 요약은 'Good is bad, Bad is good.'이었다. 즉, 인플레이션과 이에 따른 연준의 정책 이벤트는 시장에 반영(pricing)되었으며, 이로 인한 밸류에이션 하향 조정은 마무리되었으니, 3분기 실적 시즌에 실적 하향 조정폭만 결정된다면 지수의 하방 테스트는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며, 악재의 완화와 호실적이라는 측면에서 지수의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는 것이었다.
'태조이방원'은 '태조이방원'이라는 테마 자체도 중요하지만, 테마를 형성한 산업 및 섹터가 5개나 된다는 것이 중요하며, 이렇게 다양하게 성장과 투자 모멘텀을 제공하는 산업과 섹터에 대해서는 지수와는 무관하게 종목장세가 펼쳐질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또 한달이 지나서 10월 중순이 되었고, 지금은 9월 미국CPI를 확인하면서 Fed에서의 금리인상 가이드라인보다 1단계씩은 상향하는 시장의 전망치까지는 반영된 것으로 파악되며, 본격적인 실적 시즌을 통해 3분기 실적도 조금씩 확인 과정을 거치고 있다. 사실 이것이 최근 반등의 핵심이라고 판단한다. '더 이상 낮아질 것 없는 밸류에이션과 생각보다는 양호한 실적' 이 핵심인 것이다.
물론, 그 사이 시장은 급락을 거듭하면서 KOSPI 2000선도 깨질 것처럼 무섭게 하락하더니, 결국 2150선을 지켜내고, 2250에 도달한 상태이며, 3분기 실적이 발표되면서 호실적주는 다시 전고점을 트라이를 하고 있는 과정에 있다. 결국 매크로 단에서의 시장은 '도돌이표' 그 자체였으며, 종목 장세는 옥석 가리기가 동반되었으나 '태조이방원' 행태 그 자체였다.
이러는 과정에서 현재 시장 참가자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이슈가 추가로 발생했다. 바로 KOSPI의 대표주인 반도체 대표주들의 반등인 것이다. 10월 들어 외국인은 연일 순매수 상태를 보이고 있다. 환율이 1430원을 넘어서는 상황까지 왔음에도 불구하고, 10월에 들어서는 거의 2조원에 가까운 순매수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인플레이션 피크아웃 확인에 따른 낙폭과대주의 저가매수와 환율의 변곡점 형성 가능성에 대한 선제적 대응 정도로 파악된다. 따라서 아직은 인덱스 플레이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데, 향후 추세를 좀 더 지켜볼 필요는 있다고 판단한다. 실제 외국인 매수로 시장 바닥을 형성했다고 의사결정 하기엔 부족한 면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약세장임에도 예상보다 강한 반등세를 보이는 반도체 주식에 대해서는 당연히 고민이 많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태조이방원'처럼 팔아도 아쉬울 것이 없게 시세를 낸 주식이 있는가 하면, 반도체, 바이오 등은 1~2년간 반등 다운 반등 한번 주지 않고 약세 흐름을 이어간 섹터들이었는데, 절대적인 가격 매력이 반등장에서 작동을 하게 되면 이 또한 투자에 있어서 고민거리가 되기 때문이다. 이는 실제로 펀드매니저들이 가장 많이 받는 스트레스이다.
반도체 산업을 우리는 '시클리컬(cyclical)' 산업이라고 한다. 수요와 공급, 경기에 따라 변동성이 크며 사이클(cycle)이 형성되면 일정 기간 추세를 만드는데, 국내의 경우에는 시가총액까지도 큰 주식이므로 시장에 영향을 크게 미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서 IT 수요가 강하게 발생했고, 이로 인해서 일순간에 집중되었던 수요가 코로나가 완화되면서 둔화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경기 둔화, 전기료 인상 등 각종 사유로 데이터센터, IT 및 모바일 영역에서의 수요 감소 등이 동반되면서 반도체의 재고 증가가 발생하였고, 이제는 수요 둔화에 따른 재고의 증가가 리스크 요인으로 대두되면서, 시장은 대표기업들이 향후 가이던스로 제시하는 수요와 공급 상황에 주목하면서 업황 바닥이 언제일지에 대해서 고민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실제 지금은 좋을 것이 없으며, 발표하는 실적 역시도 좋지 못하며, 전망치 역시 추가적인 하향 조정이 발생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 어려운 장에서 삼성전자는 저가에서 10% 이상 상승한 상태이다. 결국은 절대적인 가격 매력이 투자에 대한 고민을 자극한 것이다. 이러다 보니 시장에서의 논리는 출하와 수요, 재고 수준에 따른 공급 밸런스의 균형점이 내년 1~2분기 중에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기에 그 전에 공급 조절과 보수적인 설비 투자가 병행될 것이고, 이것이 제품가의 하락을 잡아주면서 업황 바닥이 나올 것인데, 모든 악재의 반영은 이보다 선행하고, 이에 따라 주가도 선행하기에 이정도 가격에 현재 시점 정도면 선제적으로 투자를 해봐도 되는 것 아닌지에 대한 전략이 작동한 것이라고 판단된다.
물론 이것은 논리적으로 맞으나, 실제 업황이 따라주지 못할 경우에는 틀릴 수 있는 것이다. 투자라는 것이 가능성과 보다 합리적인 논리에 대한 베팅의 영역이라고 본다면, 현재는 시장 참여자들에게는 희망고문일 수 있는 반도체 업황과 실제 주가 측면에서의 현재 상황이 지수 반등의 '플러스 알파'요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이제 맞이한 4분기에는 주목해야할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러한 설명은 특정 섹터와 종목에 투자하라는 의미보다는 이러한 현상이 현재 시장에 나타났으며 이러한 것은 어떻게 접근하면 좋은지에 대한 방법론적인 측면에서 독자들이 이해를 해줬으면 하는 바람에서 글을 마치고자 한다.
이한영 DS자산운용 주식운용1본부장
월간으로 글을 적다 보니, 그 기간 동안의 시장 미세 조정보다는 큰 그림에서의 글을 적게 된다. 그러고보니 자산운용업 현업에서 매일 시장을 상대하는 필자로서는 시장에 대한 이런 저런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오히려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이런 관점이 잘 전달되기를 바라면서 세번째 기고를 하고자 한다.
지난번 글의 제목은 '도돌이표와 태조이방원'이었다. '도돌이표'는 톱다운(top down)에서 시장을 표현하고자 했던 것이었으며, 이에 대한 핵심 요약은 'Good is bad, Bad is good.'이었다. 즉, 인플레이션과 이에 따른 연준의 정책 이벤트는 시장에 반영(pricing)되었으며, 이로 인한 밸류에이션 하향 조정은 마무리되었으니, 3분기 실적 시즌에 실적 하향 조정폭만 결정된다면 지수의 하방 테스트는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며, 악재의 완화와 호실적이라는 측면에서 지수의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는 것이었다.
'태조이방원'은 '태조이방원'이라는 테마 자체도 중요하지만, 테마를 형성한 산업 및 섹터가 5개나 된다는 것이 중요하며, 이렇게 다양하게 성장과 투자 모멘텀을 제공하는 산업과 섹터에 대해서는 지수와는 무관하게 종목장세가 펼쳐질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또 한달이 지나서 10월 중순이 되었고, 지금은 9월 미국CPI를 확인하면서 Fed에서의 금리인상 가이드라인보다 1단계씩은 상향하는 시장의 전망치까지는 반영된 것으로 파악되며, 본격적인 실적 시즌을 통해 3분기 실적도 조금씩 확인 과정을 거치고 있다. 사실 이것이 최근 반등의 핵심이라고 판단한다. '더 이상 낮아질 것 없는 밸류에이션과 생각보다는 양호한 실적' 이 핵심인 것이다.
물론, 그 사이 시장은 급락을 거듭하면서 KOSPI 2000선도 깨질 것처럼 무섭게 하락하더니, 결국 2150선을 지켜내고, 2250에 도달한 상태이며, 3분기 실적이 발표되면서 호실적주는 다시 전고점을 트라이를 하고 있는 과정에 있다. 결국 매크로 단에서의 시장은 '도돌이표' 그 자체였으며, 종목 장세는 옥석 가리기가 동반되었으나 '태조이방원' 행태 그 자체였다.
이러는 과정에서 현재 시장 참가자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이슈가 추가로 발생했다. 바로 KOSPI의 대표주인 반도체 대표주들의 반등인 것이다. 10월 들어 외국인은 연일 순매수 상태를 보이고 있다. 환율이 1430원을 넘어서는 상황까지 왔음에도 불구하고, 10월에 들어서는 거의 2조원에 가까운 순매수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인플레이션 피크아웃 확인에 따른 낙폭과대주의 저가매수와 환율의 변곡점 형성 가능성에 대한 선제적 대응 정도로 파악된다. 따라서 아직은 인덱스 플레이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데, 향후 추세를 좀 더 지켜볼 필요는 있다고 판단한다. 실제 외국인 매수로 시장 바닥을 형성했다고 의사결정 하기엔 부족한 면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약세장임에도 예상보다 강한 반등세를 보이는 반도체 주식에 대해서는 당연히 고민이 많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태조이방원'처럼 팔아도 아쉬울 것이 없게 시세를 낸 주식이 있는가 하면, 반도체, 바이오 등은 1~2년간 반등 다운 반등 한번 주지 않고 약세 흐름을 이어간 섹터들이었는데, 절대적인 가격 매력이 반등장에서 작동을 하게 되면 이 또한 투자에 있어서 고민거리가 되기 때문이다. 이는 실제로 펀드매니저들이 가장 많이 받는 스트레스이다.
반도체 산업을 우리는 '시클리컬(cyclical)' 산업이라고 한다. 수요와 공급, 경기에 따라 변동성이 크며 사이클(cycle)이 형성되면 일정 기간 추세를 만드는데, 국내의 경우에는 시가총액까지도 큰 주식이므로 시장에 영향을 크게 미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서 IT 수요가 강하게 발생했고, 이로 인해서 일순간에 집중되었던 수요가 코로나가 완화되면서 둔화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경기 둔화, 전기료 인상 등 각종 사유로 데이터센터, IT 및 모바일 영역에서의 수요 감소 등이 동반되면서 반도체의 재고 증가가 발생하였고, 이제는 수요 둔화에 따른 재고의 증가가 리스크 요인으로 대두되면서, 시장은 대표기업들이 향후 가이던스로 제시하는 수요와 공급 상황에 주목하면서 업황 바닥이 언제일지에 대해서 고민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실제 지금은 좋을 것이 없으며, 발표하는 실적 역시도 좋지 못하며, 전망치 역시 추가적인 하향 조정이 발생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 어려운 장에서 삼성전자는 저가에서 10% 이상 상승한 상태이다. 결국은 절대적인 가격 매력이 투자에 대한 고민을 자극한 것이다. 이러다 보니 시장에서의 논리는 출하와 수요, 재고 수준에 따른 공급 밸런스의 균형점이 내년 1~2분기 중에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기에 그 전에 공급 조절과 보수적인 설비 투자가 병행될 것이고, 이것이 제품가의 하락을 잡아주면서 업황 바닥이 나올 것인데, 모든 악재의 반영은 이보다 선행하고, 이에 따라 주가도 선행하기에 이정도 가격에 현재 시점 정도면 선제적으로 투자를 해봐도 되는 것 아닌지에 대한 전략이 작동한 것이라고 판단된다.
물론 이것은 논리적으로 맞으나, 실제 업황이 따라주지 못할 경우에는 틀릴 수 있는 것이다. 투자라는 것이 가능성과 보다 합리적인 논리에 대한 베팅의 영역이라고 본다면, 현재는 시장 참여자들에게는 희망고문일 수 있는 반도체 업황과 실제 주가 측면에서의 현재 상황이 지수 반등의 '플러스 알파'요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이제 맞이한 4분기에는 주목해야할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러한 설명은 특정 섹터와 종목에 투자하라는 의미보다는 이러한 현상이 현재 시장에 나타났으며 이러한 것은 어떻게 접근하면 좋은지에 대한 방법론적인 측면에서 독자들이 이해를 해줬으면 하는 바람에서 글을 마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