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까지 사천비행장에서 열려
사천시-공군 공동 주관
최초 국산 전투기 '보라매'
일반 대중에게 처음 공개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도 첫 전시
'에어쇼의 꽃' 곡예비행
공군비행팀 블랙이글스
하늘위 하트·태극 그려
호주 민간곡예 에어쇼도
하늘 위에서 펼쳐진 아찔한 곡예비행
지난 18일 경남 사천 비행장에서 열린 ‘2022 사천 에어쇼’ 프레스데이 행사에서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는 국산 초음속 항공기 T-50B로 환상적인 공중 쇼를 선보였다. 올해 세계적으로 흥행한 영화 ‘탑건: 매버릭’의 하이라이트는 소리보다 빠른 속도로 중력을 거슬러 하늘 위로 솟구쳐 오르다 다시 지상으로 낙하하는 장면이었다. 블랙이글스는 그 못지않은 아찔한 장면을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냈다. 비행기 두 대가 서로를 향해 돌진하다가 아슬아슬하게 비켜 지나갈 때는 숨이 멎는 듯했다.민간 조종사들로 구성된 폴베넷 에어쇼 팀의 곡예비행도 펼쳐졌다. 노란색 동체와 날개 부분에 빨간색으로 칠해진 비행기는 마치 라이트 형제가 1903년 처음 비행에 성공했던 비행기 같은 느낌을 준다. 하지만 구식 비행기라고 해서 재미가 덜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하얀 연기를 내뿜으며 하늘 위로 올라간 비행기는 소용돌이처럼 돌며 지상을 향해 떨어지다 다시 하늘 위로 솟구쳐 올랐다. 관객의 반응은 놀라움에서 탄식으로, 다시 환호로 바뀌었다. 공군 특수부대의 고공강하 시범도 놓치지 말아야 할 볼거리였다. 하늘에서 떨어져 내리며 펼쳐 보인 태극기에 마음이 괜스레 울렁였다.
울타리가 열리고 활주로는 광장이 됐다
매일같이 비행기를 타는 사람도 드넓은 비행장에서 두 발을 딛을 수 있는 곳은 딱 두 군데다. 터미널과 비행기 내부뿐이다. 탑승교가 없어서 비행기까지 버스나 도보로 이동해도 발을 내디딜 수 있는 영역은 극히 제한돼 있다. 한국처럼 군과 민간이 공항을 공유하는 곳일수록 제약사항은 더 많다.공군 비행훈련 기지인 사천 비행장도 외부와 철저히 격리돼 있긴 마찬가지다.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훈련기가 뜨고 내리지만 높은 담장과 철조망으로 인해 비행장의 속살을 들여다보기 힘들다. 꽉 닫혀 있던 사천 비행장의 담장 문이 20일 활짝 열렸다. 코로나19로 인해 3년 만에 열린 ‘사천 에어쇼’(10월 20~23일)를 위해서다. 한국을 대표하는 에어쇼인 사천 에어쇼는 홀수 연도엔 사천시가, 짝수 연도엔 사천시와 공군이 함께 주관한다. 당연히 짝수년 에어쇼의 규모가 더 크다.
관람객들은 에어쇼 외에도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 행사를 즐길 수 있다. 활주로 앞 거대한 전시장 한가운데 자리 잡은 최초의 국산 전투기 KF-21의 자태가 늠름하다. 지난해 4월 처음 출고된 ‘KF-21 보라매’는 지난 7월 첫 비행에 성공했다. KF-21이 대중에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F-21 옆에는 ‘글로벌 호크’라는 별칭으로 알려진 고고도 무인정찰기 RQ-4B가 보인다. RQ-4B가 지상에 전시되는 것도 처음이다.
전시장 내부에 마련된 공군 항공우주 체험장에선 가상현실(VR) 패러글라이딩 타기, 블랙이글스 모형 만들기 등을 해볼 수 있다. 드론 종합경연대회, 종이비행기 대회, 모형항공기 대회, 항공 시뮬레이션 에어레이싱 대회 등 관람객 대상 행사도 다양하게 열린다.
사천=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