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앞둔 시진핑, 집권 오래할수록 미국에는 '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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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 집권 후 경제성장 둔화
권위주의 내세워 기업가 정신 말살
NYT에는 "고마워요 시진핑"이라고 조롱
권위주의 내세워 기업가 정신 말살
NYT에는 "고마워요 시진핑"이라고 조롱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연임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그의 장기 집권이 미국 국익에 도움이 될 거란 분석이 나왔다. 시 주석이 펼치는 권위주의적인 정책이 중국 경제 성장을 둔화시키고 있다는 진단이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 주석의 3연임을 예고하며 장기 집권이 미국에 축복이라고 평가했다. 이념과 사상을 중요시한 탓에 경제 성장을 등한시한 탓이다. 되레 미국 입장에선 중국에 추월당할 가능성이 줄어 이익이 될 거란 분석이다.
10년 전과는 다른 모습이다. 미국 전 대통령들은 중국 경제의 성장을 기원했다. 경쟁 상대가 아니라 주요 교역국이 될 거란 판단에서다. 2002년 전 W. 부시 전 대통령은 중국의 번영을 강조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2008년 중국 경제를 호평했다.
중국 경제가 급격히 성장하자 미국 정부는 견제를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인상에 이어 조 바이든 행정부도 중국을 겨냥한 기술 규제안을 연달아 내놨다. 미국의 외교 분석기관인 전략 및 국제연구센터의 그레고리 앨런 이사는 “미국 산업을 유지하는 동시에 중국 기술 산업의 ‘목을 옥죄는’ 전략이다”라고 설명했다.
시 주석이 2012년 집권한 뒤 패권을 확대한 데 따른 대응이다. 2012년 이후 중국은 외교에 있어 강압적인 태도를 고수해왔다. 지정학적 패권을 쟁취하겠다는 전략이다. 중국 인근에 있는 남중국해를 두고 영토 분쟁을 펼쳐왔다. 또 미국과의 경쟁에 돌입하며 고립을 자처했다. 호주, 한국, 리투아니아에는 경제 보복했고, 유럽연합(EU)에도 무역 보복을 무기 삼아 호전적인 태도를 고수했다..
중국에는 고립무원이 펼쳐진 상황이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외줄을 타던 인도가 미국 쪽으로 기울었고,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에선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 분주하다. 남중국해 패권과 관련된 필리핀은 정권이 바뀐 뒤 친미 노선으로 갈아탔다.
미국의 동맹국들도 반(反)중국 노선을 택했다는 설명이다. WSJ은 “중국 경제가 성장하면 할수록 적대국들이 늘어날 것”이라며 “최근 중국의 고령화, 인구증가율, 생산성 등 각종 지표가 약화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10년 전에 비해 부정적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뾰족한 타개책이 없는 상황에서도 시 주석은 권위주의를 놓지 못하고 있다. 2012년 집권 이후 공산당 체제를 강조하며 기업가들의 팔을 비틀었다. 중국 최대의 e커머스 알리바바 그룹 창업자 마윈이 대표적이다. 마윈은 공산당 정책을 비판하다 시 주석에게 밉보여 숙청에 가까운 보복을 당했다. 마윈 사태 이후 중국 기업인들의 기업가 정신은 현격히 후퇴했다.
시 주석 집권 이전에는 기업가 정신이 극대화됐다. 중국의 IT기업들이 미국을 추월할 기세였다.
알리바바를 비롯해 게임업체인 텐센트,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 전기차 배터리 업체 암페렉스 등이 급속한 발전을 이뤄냈다.
하지만 권위주의 정권 탓에 투자가 줄어드는 상황이다. 당국의 눈치만 보고 있을 뿐 과감한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시 주석 집권 이후 중국 경제는 급격히 둔화하고 있다. 2013년 이후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7%대로 떨어졌다. 2015년부터는 6%대로 하락했으며, 코로나가 발병한 이후에는 2%대까지 추락했다. 집권 이전에는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었다.
뉴욕타임스(NYT)도 같은 날 퓰리처상을 수상한 브렛 스티븐스의 칼럼을 통해 시 주석을 비판했다. 그는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통해 사실상 종신집권을 앞둔 시 주석에 대한 편지 형식을 활용했다.
스티븐스는 “10년 전 많은 서방에선 고속 성장을 거듭하던 중국이 머지않아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경제 대국이 될 것이라고 믿었다”며 “부유한 중국이 전 세계에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인식이 일반적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 주석 집권 후 현재의 중국 상황은 전혀 다르다고 비판했다. 시 주석이 내세우는 경제 개혁은 사실상 비효율적인 국영기업 체제로의 퇴행이나 마찬가지라며 미국 경제가 중국 경제에 추월당할 위험이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스티븐스는 “미국 시스템과 정치 지도자들은 결점이 있고 과거의 장점들도 퇴색했지만 시 주석 체제의 암울한 중국을 대안으로 삼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라며 “이게 바로 미국이 시 주석에게 감사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 주석의 3연임을 예고하며 장기 집권이 미국에 축복이라고 평가했다. 이념과 사상을 중요시한 탓에 경제 성장을 등한시한 탓이다. 되레 미국 입장에선 중국에 추월당할 가능성이 줄어 이익이 될 거란 분석이다.
10년 전과는 다른 모습이다. 미국 전 대통령들은 중국 경제의 성장을 기원했다. 경쟁 상대가 아니라 주요 교역국이 될 거란 판단에서다. 2002년 전 W. 부시 전 대통령은 중국의 번영을 강조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2008년 중국 경제를 호평했다.
중국 경제가 급격히 성장하자 미국 정부는 견제를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인상에 이어 조 바이든 행정부도 중국을 겨냥한 기술 규제안을 연달아 내놨다. 미국의 외교 분석기관인 전략 및 국제연구센터의 그레고리 앨런 이사는 “미국 산업을 유지하는 동시에 중국 기술 산업의 ‘목을 옥죄는’ 전략이다”라고 설명했다.
시 주석이 2012년 집권한 뒤 패권을 확대한 데 따른 대응이다. 2012년 이후 중국은 외교에 있어 강압적인 태도를 고수해왔다. 지정학적 패권을 쟁취하겠다는 전략이다. 중국 인근에 있는 남중국해를 두고 영토 분쟁을 펼쳐왔다. 또 미국과의 경쟁에 돌입하며 고립을 자처했다. 호주, 한국, 리투아니아에는 경제 보복했고, 유럽연합(EU)에도 무역 보복을 무기 삼아 호전적인 태도를 고수했다..
중국에는 고립무원이 펼쳐진 상황이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외줄을 타던 인도가 미국 쪽으로 기울었고,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에선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 분주하다. 남중국해 패권과 관련된 필리핀은 정권이 바뀐 뒤 친미 노선으로 갈아탔다.
미국의 동맹국들도 반(反)중국 노선을 택했다는 설명이다. WSJ은 “중국 경제가 성장하면 할수록 적대국들이 늘어날 것”이라며 “최근 중국의 고령화, 인구증가율, 생산성 등 각종 지표가 약화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10년 전에 비해 부정적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뾰족한 타개책이 없는 상황에서도 시 주석은 권위주의를 놓지 못하고 있다. 2012년 집권 이후 공산당 체제를 강조하며 기업가들의 팔을 비틀었다. 중국 최대의 e커머스 알리바바 그룹 창업자 마윈이 대표적이다. 마윈은 공산당 정책을 비판하다 시 주석에게 밉보여 숙청에 가까운 보복을 당했다. 마윈 사태 이후 중국 기업인들의 기업가 정신은 현격히 후퇴했다.
시 주석 집권 이전에는 기업가 정신이 극대화됐다. 중국의 IT기업들이 미국을 추월할 기세였다.
알리바바를 비롯해 게임업체인 텐센트,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 전기차 배터리 업체 암페렉스 등이 급속한 발전을 이뤄냈다.
하지만 권위주의 정권 탓에 투자가 줄어드는 상황이다. 당국의 눈치만 보고 있을 뿐 과감한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시 주석 집권 이후 중국 경제는 급격히 둔화하고 있다. 2013년 이후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7%대로 떨어졌다. 2015년부터는 6%대로 하락했으며, 코로나가 발병한 이후에는 2%대까지 추락했다. 집권 이전에는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었다.
뉴욕타임스(NYT)도 같은 날 퓰리처상을 수상한 브렛 스티븐스의 칼럼을 통해 시 주석을 비판했다. 그는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통해 사실상 종신집권을 앞둔 시 주석에 대한 편지 형식을 활용했다.
스티븐스는 “10년 전 많은 서방에선 고속 성장을 거듭하던 중국이 머지않아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경제 대국이 될 것이라고 믿었다”며 “부유한 중국이 전 세계에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인식이 일반적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 주석 집권 후 현재의 중국 상황은 전혀 다르다고 비판했다. 시 주석이 내세우는 경제 개혁은 사실상 비효율적인 국영기업 체제로의 퇴행이나 마찬가지라며 미국 경제가 중국 경제에 추월당할 위험이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스티븐스는 “미국 시스템과 정치 지도자들은 결점이 있고 과거의 장점들도 퇴색했지만 시 주석 체제의 암울한 중국을 대안으로 삼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라며 “이게 바로 미국이 시 주석에게 감사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