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사업성 본 SK 등 투자
치차오 후 SES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사진)는 지난 13일 미국 보스턴 본사에서 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SES는 음극재에 흑연 대신 리튬메탈을 적용해 ‘반(半)고체 배터리’로 불리는 LMB를 2025년부터 양산할 계획이다. LMB는 기존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를 30% 늘렸고, 12분 만에 90%까지 충전할 수 있다.
SK㈜, 현대자동차 등이 투자한 SES는 중국 상하이와 한국 충주공장에서 소용량 LMB 시제품을 생산 중이다. 지난 3월부터 양산에 들어간 중국 상하이공장의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은 가동 당시 50%에서 현재 80% 수준까지 올라왔다. 50암페어아워(Ah)와 100Ah짜리 배터리를 제조 중이며, 내년부터 연 1GWh를 생산할 계획이다. 한국에도 이와 비슷한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후 CEO는 “중국과 한국은 배터리 공급망이 탄탄한 데다 LMB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와 공정이 60% 이상 일치해 생산 기술 확보는 어렵지 않다”고 했다. 기존 배터리 생산라인에서 음극재 공정 일부를 바꾸면 LMB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SES는 지난 8월 충주에 연구개발(R&D) 시설을 완공하고 LMB를 개발 중이다. SES는 이르면 2024년까지 현대차와 LMB 시제품을 공동개발할 계획이다. 두 회사는 합작공장 건설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 등 배터리 제조사들이 개발 중인 실리콘 음극재와 비교해선 “리튬메탈 음극재의 에너지 밀도와 양산성이 더 좋다”고 설명했다.
SES는 이를 위해 배터리 제조사, 완성차 업체와 ‘삼각 합작법인(JV)’도 고려 중이다. 지난달 한국과 일본을 방문한 후 CEO는 “한국엔 양극재와 장비 분야에서 세계적인 회사가 많아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후 CEO는 지난달 뉴욕에서 열린 라운드테이블 미팅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 한국 투자 확대도 약속했다.
후 CEO는 미국 정부가 시행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해 “상하이공장과 충주공장의 공정을 그대로 복사해 미국으로 가져와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보스턴=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