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 "韓, 금리 급격히 올리면 경제위기 올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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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잡혀도 高금리 계속될 것
달러값 10~15% 더 상승할수도
유럽·美 내년 경기침체 가능성
중국경제 뇌관은 '부동산 부실'
달러값 10~15% 더 상승할수도
유럽·美 내년 경기침체 가능성
중국경제 뇌관은 '부동산 부실'
케네스 로고프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 석좌교수(사진)는 20일 “한국이 직면한 가장 큰 위기는 높은 기준금리를 관리해나가야 한다는 점”이라며 “기준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급속도로 올리면 경제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고프 석좌교수는 이날 세계경제연구원(이사장 전광우)이 ‘글로벌 거시경제 위험과 정책적 시사점’을 주제로 개최한 웨비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이코노미스트 출신인 로고프 석좌교수는 <화폐의 종말> <이번엔 다르다> 등의 저서로 널리 알려져 있다.
로고프 석좌교수는 미국 중앙은행(Fed)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한 금리 인상에 실기했고, 금리를 너무 급하게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긴축을 시행할 때는 정책이 효과가 발휘되도록 정책 시차가 있어야 한다”며 “인플레이션을 관리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금리를 올리는 건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이 진정되더라도 금리는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게 로고프 석좌교수의 관측이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이상 지속된 초저금리 시대도 막을 내렸다”며 “장기 실질금리는 미국발 금융위기 이전인 2003∼2006년 수준과 비슷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낮은 이자율을 레버리지(지렛대) 삼은 기업의 성장 패러다임도 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로벌 강(强)달러 현상에 대해서는 “달러 가치가 (플라자합의 당시인) 1985년 수준으로 강세”라며 “달러가 10~15% 추가 상승할지 모르지만, 변동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그는 “현재까지는 신흥국에 미치는 달러 강세의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달러 강세가 추가로 진행되면 신흥국·취약국들은 심각한 경제적 역경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로고프 석좌교수는 “유럽뿐 아니라 미국이 내년에 심각한 침체에 빠질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며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은 IMF 전망(2.7%)보다 비관적이라고 밝혔다. 최근 영국 정부의 감세안 쇼크와 관련해선 “이제 시장이 정부의 방만한 적자 재정, 정책 실패 등에 대해 덜 관용적인 새로운 시대가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로고프 석좌교수는 중국 경제와 관련해 소도시인 3·4선 도시의 부동산 과열과 부실이 중국 부동산 위기의 ‘뇌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 정부는 주민 이탈을 막기 위해 빈곤한 소도시에 고속철도와 같은 불필요한 인프라 투자를 늘려왔다”며 “엄청난 재정 지출에도 일자리가 창출되지 않고 투자금이 회수되지 않아 건설사가 도산하고 대출해준 은행들이 어려움에 부닥칠 수 있다”고 했다.
로고프 석좌교수는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한국에는 호재가 될 수 있다고도 했다. “미국이 대만을 지원하는 가운데 (중국과의 마찰을 우려해) 대만 투자를 꺼리는 투자자가 한국에 투자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로고프 석좌교수는 “과거보다 안보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며 “방위비 지출을 늘리는 것이 인류를 위해서나 경제 성장을 위해서나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로고프 석좌교수는 이날 세계경제연구원(이사장 전광우)이 ‘글로벌 거시경제 위험과 정책적 시사점’을 주제로 개최한 웨비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이코노미스트 출신인 로고프 석좌교수는 <화폐의 종말> <이번엔 다르다> 등의 저서로 널리 알려져 있다.
로고프 석좌교수는 미국 중앙은행(Fed)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한 금리 인상에 실기했고, 금리를 너무 급하게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긴축을 시행할 때는 정책이 효과가 발휘되도록 정책 시차가 있어야 한다”며 “인플레이션을 관리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금리를 올리는 건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이 진정되더라도 금리는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게 로고프 석좌교수의 관측이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이상 지속된 초저금리 시대도 막을 내렸다”며 “장기 실질금리는 미국발 금융위기 이전인 2003∼2006년 수준과 비슷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낮은 이자율을 레버리지(지렛대) 삼은 기업의 성장 패러다임도 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로벌 강(强)달러 현상에 대해서는 “달러 가치가 (플라자합의 당시인) 1985년 수준으로 강세”라며 “달러가 10~15% 추가 상승할지 모르지만, 변동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그는 “현재까지는 신흥국에 미치는 달러 강세의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달러 강세가 추가로 진행되면 신흥국·취약국들은 심각한 경제적 역경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로고프 석좌교수는 “유럽뿐 아니라 미국이 내년에 심각한 침체에 빠질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며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은 IMF 전망(2.7%)보다 비관적이라고 밝혔다. 최근 영국 정부의 감세안 쇼크와 관련해선 “이제 시장이 정부의 방만한 적자 재정, 정책 실패 등에 대해 덜 관용적인 새로운 시대가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로고프 석좌교수는 중국 경제와 관련해 소도시인 3·4선 도시의 부동산 과열과 부실이 중국 부동산 위기의 ‘뇌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 정부는 주민 이탈을 막기 위해 빈곤한 소도시에 고속철도와 같은 불필요한 인프라 투자를 늘려왔다”며 “엄청난 재정 지출에도 일자리가 창출되지 않고 투자금이 회수되지 않아 건설사가 도산하고 대출해준 은행들이 어려움에 부닥칠 수 있다”고 했다.
로고프 석좌교수는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한국에는 호재가 될 수 있다고도 했다. “미국이 대만을 지원하는 가운데 (중국과의 마찰을 우려해) 대만 투자를 꺼리는 투자자가 한국에 투자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로고프 석좌교수는 “과거보다 안보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며 “방위비 지출을 늘리는 것이 인류를 위해서나 경제 성장을 위해서나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