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문장] "이번에는 내가 어머니를 세상에 내어놓기 위해서 그녀에 관한 글을 쓰고 있는가 보다."
아니 에르노가 노벨문학상을 받았다는 소식에 <한 여자>를 떠올렸다. <한 여자>는 에르노가 자신의 어머니에 대해 쓴 이야기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날로부터 13일 뒤인 1986년 4월 20일 일요일부터 1987년 2월 26일까지 얘기다. 당시 에르노는 50세를 몇 해 앞둔 중년이었다. 그는 <한 여자>에서 ‘말들을 통해서만 닿을 수 있는 내 어머니에 대한 진실을 찾아 나서는 일’로 어머니를, 그리하여 결국에는 자신을 철저하게 들여다본다.

나는 엄마와 딸의 이야기 앞에선 무력해진다. 딸의 시선으로는 그 모습 그대로를 묘사할 수 없는 존재가 엄마이기 때문이다. <한 여자>처럼 불가능을 마주 보고 이야기하는 문장은 가슴으로 읽힌다. 솟구치는 감정에 흔들리며 엄마인 한 여자를, 그 여자에게서 비롯된 또 한 여자인 나를 곱씹는다. 그렇게 다시 엄마에게서 내가 태어난다.

소설가 박유경(2017 한경 신춘문예 당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