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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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가 심해지면서 기상청이 '장마'라는 표현을 '우기'로 확장하는 것을 고민 중이다.

기상청은 20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기후위기 시대, 장마 표현 적절한가?'라는 주제로 한국기상학회 특별 분과 행사를 열고 '2022 장마백서'를 공개했다.

장마백서는 2011년 이후 10년 만에 발간됐다. 일반적으로 장마는 6월 중순에 시작해 7월 말이나 8월 초까지 전국에 걸쳐 내리는 장기간의 비를 일컫는다.

장마백서에 따르면 1970년대 평균 장마철 강수량은 313㎜였다가, 1980년대 389㎜로 늘었고, 1990년대엔 297㎜로 줄었다. 그러다가 2000년대에 다시 408㎜로 급증했고, 2010년대에는 328㎜로 감소했다.

기상청은 "2000년대 들어 장마 강수 시작 시점이 조금씩 늦춰지고 종료도 늦어지는 경향이 있고, 올해처럼 장마 뒤 8월 초순에 2차 강수 피크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2010년대 이후 장마철 강수량은 줄어드는 추세인 데 비해 시간당 30㎜ 이상의 집중호우는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현재 사용되는 장마라는 용어가 기후변화로 인해 달라진 강수 현상을 정의하기에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번 장마백서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공식적으로는 처음으로 '우기' 개념이 도입될 예정이다.

6월 하순부터 9월 하순에 기후 평균 강수량보다 4㎜ 넘게 비가 올 때를 우기로 설정한다. 7㎜를 넘는 비가 올 때를 지금의 장마철인 '1차 우기', 이후 한동안 비가 그쳤다 다시 7㎜ 이상 비가 오는 기간을 '2차 우기'로 표현한다. 비가 오다 그치기를 반복하는 횟수에 비례해 3차 우기, 4차 우기도 가능하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여름철 강수 특성이 변화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기에 적절한 형태의 구분과 표현을 찾기 위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면서도 "장마는 온 국민이 수백 년 이상 사용해 온 친숙한 용어인 만큼 간단히 결정할 사항이 아니다. 학계와 산업계는 물론 국민 의견을 종합하는 과정을 거치겠다"고 말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