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유가가 소폭 상승했다. 중국이 해외 입국자의 코로나19 격리 기준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2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물 가격은 전날 대비 43센트(0.50%) 오른 배럴당 85.98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13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이 만기인 11월물 이후 근월물이 되는 12월물 WTI 가격은 전장 보다 1센트(0.01%) 하락한 배럴당 84.51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11월물 가격은 끌어올린 것은 중국 당국의 코로나19 격리 기준 완화 검토 소식이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당국자들이 해외 입국자들의 격리 기준을 기존 최소 10일(집중격리 7일·자가격리 3일)에서 7일(집중격리 2일·자가격리 5일)로 줄이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엄격한 방역 정책은 원유 수요 감소에 따른 유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해왔다. 중국의 경제 성장을 옥죄는 엄격한 방역 정책이 일부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이날 유가를 밀어올렸다. 미즈호증권의 에너지 선물 담당 이사인 밥 요거는 로이터통신에 "중국의 해외 입국자 격리 완화 검토 소식은 시장에 긍정적인 원유 수요 지표로 읽혔다"고 말했다.

스톤엑스그룹의 해리 알탐 에너지 담당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에 "코로나19 규제 완화는 타격을 입고 있는 중국 경제를 회복시킴으로써 항공 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유가 추이./사진=오일프라이스닷컴 캡처
국제유가 추이./사진=오일프라이스닷컴 캡처
이외에도 러시아산 원유 및 석유제품에 대한 유럽연합(EU)의 수입 금지 조치가 다가오고 있고,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를 비롯한 산유국 협의체인 OPEC+의 원유 감산 조치도 유가를 밀어올렸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앞서 OPEC+는 이달 초 하루 원유 생산량을 11월부터 200만 배럴 감산한다고 발표했다.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의 주범인 유가를 잡기 위해 전략비축유 추가 방출을 결정했지만, 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바이든 정부는 지난 18일 전략비축유 1500만 배럴을 추가 방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주 비축유 재고가 1984년 중반 이후 최저치로 떨어지고 상업용 원유재고도 예상 밖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유가를 완화하는 데 실패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ING의 워런 패터슨 원자재 전략 담당 대표는 보고서에서 "비축유는 이전에 발표된 물량의 남은 부문이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라며 "이번 물량은 OPEC+산유국들의 감산에 따른 영향을 거의 상쇄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