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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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디지털세 대응 인력이 9명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별도의 국제조세국이 있는 선진국은 물론, 디지털세 도입으로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동남아시아 등 개도국보다도 적은 인원이다. 각국이 자국 이익을 확대하기 위해 디지털세 대응에 총력을 다하는 반면 한국의 대응 수준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양기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주요국 디지털세 대응인력 현황’에 따르면 한국의 디지털세 대응인력은 기획재정부 소속 6명, 국세청 소속 3명이다.

이는 세계 주요국에 비해 턱없이 적은 것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22명, 말레이시아는 20명이 디지털세 대응을 위해 뛰고 있다. 선진국 중에선 프랑스 17명 이상, 영국 16명 이상, 미국‧캐나다 15명 이상 등으로 파악됐다.

국세청 관계자는 "프랑스, 영국, 캐나다, 미국의 경우 화상회의 등록인원을 바탕으로 작성한 것이라 실제 디지털세 대응인력은 20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세는 구글, 삼성전자 등과 같은 글로벌 기업이 본사가 속한 국가뿐 아니라 실제 매출이 발생한 국가에도 세금을 내도록 하는 국제조세규약이다.

당초 IT 기업이 세율이 낮은 국가에 본부를 두고 조세를 회피하자 이를 막기 위해 도입이 추진되다가 대상이 다국적 기업으로 확대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G20 포괄적 이행체계(IF)는 지난해 10월 필라1(매출발생국 과세권 배분)과 필라2(글로벌 최저한세 도입)로 구성된 디지털세 관련 최종 합의안을 발표했다.

디지털세가 도입되면 구글과 애플이 한국에서 부담할 법인세가 크게 늘어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구글과 애플의 법인세가 각각 452억원과 1778억원씩 총 2230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세청은 디지털세 도입으로 새로운 과세권 배분기준이 생기는데 이에 대한 시행기반을 마련할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국세청은 지난 3월 업무량을 토대로 행정안전부 직제안(2과 17팀 89명 신설 및 증원)을 제출했으나 반영되지 않았다.

앞서 기재부 세제실 고위 관계자도 인력 부족 문제를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은 선진국 중에서도 한참 선진국인데 기재부에 국제조세 전담 국장 자리가 없다"며 "지금까지는 어찌어찌 꾸려왔는데 앞날이 캄캄하다"고 했다.

양 의원은 “디지털세 시행시 신고검증, 정보교환, 분쟁해결 등 디지털세 고유의 신규 업무가 다량으로 발생할 것”이라며 “인력을 충원해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