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실패'에도…리창 상하이 당서기, 중국 차기 총리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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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집권 3기의 2인자인 국무원 총리에 리창 상하이시 당위원회 서기(63)가 임명될 것이란 전망이 유력해지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0일 보도했다. 코로나19 방역 실패나 부총리 경력이 없다는 점 등도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리창 상하이 당서기는 시 주석의 측근 그룹인 '시자쥔'에서도 핵심으로 꼽힌다. 그는 시 주석이 저장성 당서기를 하던 2004년 비서장으로 임명됐다. 이후 저장성 부서기, 장쑤성 당서기를 거쳐 2017년 상하이 당서기에 올랐다. 당시 3대 파벌인 태자당(건국 공신 2세 집단), 공청단(공산주의청년단 출신), 상하이방(장쩌민 주석 중심 인맥) 가운데 상하이방이 독점해 오던 상하이 당서기를 시 주석 측근이 차지하면서 화제가 됐다.
지난 33년 동안 상하이 당서기는 2008년 부패 혐의로 낙마한 천량위를 제외하고 모두 정치국 상무위원에 선발됐다. '경제수도' 상하이가 중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리 당서기가 총리로 발탁되기 위해선 몇 가지 관례를 깨야 한다. 먼저 부총리 경력이 없다는 점이다. 1949년 중국 건국 이후 부총리 경험이 없이 총리가 된 인물은 마오쩌둥과 함께 중국을 건국한 저우언라이 초대 총리와 화궈펑 2대 총리밖에 없다.
SCMP는 시 주석이 리창 당서기를 이번 당대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먼저 선발한 뒤, 전인대 상무위원회를 통해 그를 부총리에 선발하면서 경력을 쌓아줄 것으로 예상했다. 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전인대의 권한 대부분을 위임받아 행사한다. 2021년 법 개정으로 상무위가 총리, 부총리 등 국무원 고위직 인사권도 갖게 됐다.
리창 당서기의 총리 기용을 가로막는 또 다른 요인은 지난 3~5월 상하이 봉쇄다. 상하이는 이른바 '정밀 방역'을 고수하다가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자 3월 중순 갑작스럽게 전면 봉쇄로 전환했다. 상하이 관료들은 봉쇄 초기에는 늦은 대처로 중앙정부의 비판을 받았다. 봉쇄가 장기화하면서 생필품 보급 지연, 경제 파탄 등의 책임론도 상하이시 정부에 쏟아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하이의 정밀 방역 정책이 2020~2021년 경제와 코로나19 확산 차단에서 균형을 이루면서 상당한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방역당국에서 나오고 있다. 상하이 봉쇄는 오미크론 변이의 전염성 때문이지 정책 실패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리창은 저장성 출신으로 저장농업대를 졸업했다. 홍콩 폴리텍대에서 경영전문석사(MBA)를 취득했다.
서방 매체들은 왕양 전국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을 유력한 차기 총리로 보고 있다. 부총리와 중국 31개 성·시 가운데 지역내총생산(GRDP)이 가장 큰 광둥성 당서기를 지낸 경력, 반대파(공청단파)에 대한 안배 등이 이유로 제시된다.
현 리커창 총리의 공식 임기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전체회의가 열리는 내년 3월까지다. 리 총리는 2013년부터 5년씩 두 번의 임기를 마치고 총리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중국 헌법 상 국무원 총리와 부총리, 국무위원은 2회까지 할 수 있다. 국가주석과 부주석도 연임 제한이 있었지만 2018년 헌법 개정으로 사라졌다.
리 총리는 전인대 상무위원장으로 가거나 은퇴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가 전인대 상무위원장이 되면 중국의 권력 서열도 시 주석, 리 위원장, 총리 순으로 바뀐다. 다만 SCMP는 최근 시 주석의 국가 운영 전략 설계자로 꼽히는 왕후닝 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서열 5위)가 전인대 상무위원장으로 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국 공산당은 향후 5년의 지도부를 구성할 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오는 22일까지 진행한다. 당대회에서는 200여명의 중앙위원, 170여명의 후보 중앙위원을 선발하고 중앙위원회(이른바 당 중앙)를 구성한다. 이어 23일에는 20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20기 1중전회)를 열어 25명의 정치국원, 정치국원 중에서도 상급자인 7인의 정치국 상무위원, 총서기 등을 결정한다.
국가주석, 총리, 전인대 상무위원장 등 국가기구의 수장은 내년 3월 전인대에서 공식 결정한다. 전인대는 중국 헌법상 최고권력기구다. 공산당이 국가에 우선하는 중국에선 실질적으로 전인대도 당 아래에 있다.
시 주석은 향후 5년 또는 그 이상의 권좌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젊은 인재를 등용할 것으로 보인다. 리창 상하이 당서기와 함께 리시 광둥성 당서기(66), 딩쉐상 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60), 천민얼 충칭시 당서기(62) 등 4명이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승격할 유력 후보로 꼽힌다.
'7상8하(당대회 시점에서 67세는 남고 68세는 퇴진한다)' 불문율에 따라 현 리잔수 전인대 상무위원장과 한정 부총리가 퇴임하고, 리커창 총리까지 물러나면 시 주석, 왕양 주석, 왕후닝 중앙서기처 서기, 자오러지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남는다. 시진핑계에서 4명이 새로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선임된다는 건 공청단파로 분류되는 왕 주석까지 물러난다는 의미다. 시 주석과 측근들이 정치국 상무위원 7자리를 모두 차지하게 되는 것이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리창 상하이 당서기는 시 주석의 측근 그룹인 '시자쥔'에서도 핵심으로 꼽힌다. 그는 시 주석이 저장성 당서기를 하던 2004년 비서장으로 임명됐다. 이후 저장성 부서기, 장쑤성 당서기를 거쳐 2017년 상하이 당서기에 올랐다. 당시 3대 파벌인 태자당(건국 공신 2세 집단), 공청단(공산주의청년단 출신), 상하이방(장쩌민 주석 중심 인맥) 가운데 상하이방이 독점해 오던 상하이 당서기를 시 주석 측근이 차지하면서 화제가 됐다.
지난 33년 동안 상하이 당서기는 2008년 부패 혐의로 낙마한 천량위를 제외하고 모두 정치국 상무위원에 선발됐다. '경제수도' 상하이가 중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리 당서기가 총리로 발탁되기 위해선 몇 가지 관례를 깨야 한다. 먼저 부총리 경력이 없다는 점이다. 1949년 중국 건국 이후 부총리 경험이 없이 총리가 된 인물은 마오쩌둥과 함께 중국을 건국한 저우언라이 초대 총리와 화궈펑 2대 총리밖에 없다.
SCMP는 시 주석이 리창 당서기를 이번 당대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먼저 선발한 뒤, 전인대 상무위원회를 통해 그를 부총리에 선발하면서 경력을 쌓아줄 것으로 예상했다. 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전인대의 권한 대부분을 위임받아 행사한다. 2021년 법 개정으로 상무위가 총리, 부총리 등 국무원 고위직 인사권도 갖게 됐다.
리창 당서기의 총리 기용을 가로막는 또 다른 요인은 지난 3~5월 상하이 봉쇄다. 상하이는 이른바 '정밀 방역'을 고수하다가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자 3월 중순 갑작스럽게 전면 봉쇄로 전환했다. 상하이 관료들은 봉쇄 초기에는 늦은 대처로 중앙정부의 비판을 받았다. 봉쇄가 장기화하면서 생필품 보급 지연, 경제 파탄 등의 책임론도 상하이시 정부에 쏟아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하이의 정밀 방역 정책이 2020~2021년 경제와 코로나19 확산 차단에서 균형을 이루면서 상당한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방역당국에서 나오고 있다. 상하이 봉쇄는 오미크론 변이의 전염성 때문이지 정책 실패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리창은 저장성 출신으로 저장농업대를 졸업했다. 홍콩 폴리텍대에서 경영전문석사(MBA)를 취득했다.
서방 매체들은 왕양 전국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을 유력한 차기 총리로 보고 있다. 부총리와 중국 31개 성·시 가운데 지역내총생산(GRDP)이 가장 큰 광둥성 당서기를 지낸 경력, 반대파(공청단파)에 대한 안배 등이 이유로 제시된다.
현 리커창 총리의 공식 임기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전체회의가 열리는 내년 3월까지다. 리 총리는 2013년부터 5년씩 두 번의 임기를 마치고 총리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중국 헌법 상 국무원 총리와 부총리, 국무위원은 2회까지 할 수 있다. 국가주석과 부주석도 연임 제한이 있었지만 2018년 헌법 개정으로 사라졌다.
리 총리는 전인대 상무위원장으로 가거나 은퇴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가 전인대 상무위원장이 되면 중국의 권력 서열도 시 주석, 리 위원장, 총리 순으로 바뀐다. 다만 SCMP는 최근 시 주석의 국가 운영 전략 설계자로 꼽히는 왕후닝 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서열 5위)가 전인대 상무위원장으로 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국 공산당은 향후 5년의 지도부를 구성할 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오는 22일까지 진행한다. 당대회에서는 200여명의 중앙위원, 170여명의 후보 중앙위원을 선발하고 중앙위원회(이른바 당 중앙)를 구성한다. 이어 23일에는 20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20기 1중전회)를 열어 25명의 정치국원, 정치국원 중에서도 상급자인 7인의 정치국 상무위원, 총서기 등을 결정한다.
국가주석, 총리, 전인대 상무위원장 등 국가기구의 수장은 내년 3월 전인대에서 공식 결정한다. 전인대는 중국 헌법상 최고권력기구다. 공산당이 국가에 우선하는 중국에선 실질적으로 전인대도 당 아래에 있다.
시 주석은 향후 5년 또는 그 이상의 권좌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젊은 인재를 등용할 것으로 보인다. 리창 상하이 당서기와 함께 리시 광둥성 당서기(66), 딩쉐상 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60), 천민얼 충칭시 당서기(62) 등 4명이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승격할 유력 후보로 꼽힌다.
'7상8하(당대회 시점에서 67세는 남고 68세는 퇴진한다)' 불문율에 따라 현 리잔수 전인대 상무위원장과 한정 부총리가 퇴임하고, 리커창 총리까지 물러나면 시 주석, 왕양 주석, 왕후닝 중앙서기처 서기, 자오러지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남는다. 시진핑계에서 4명이 새로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선임된다는 건 공청단파로 분류되는 왕 주석까지 물러난다는 의미다. 시 주석과 측근들이 정치국 상무위원 7자리를 모두 차지하게 되는 것이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