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인플레 여파 美 소비자들 매달 63만원 추가 지출"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보다 높게 집계되며 인플레이션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으로 생활비 부담도 늘어나 소비자들의 근심이 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는 "신용평가사 무디스 애널리틱스(Moody's Analytics)의 조사 결과 지난달 미국인들이 생활비로 전년 동기 대비 약 445달러 (약 63만 원)을 더 사용했다"면서 "소비자들이 인플레이션에 따른 고통을 무시하는 것이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이날 라이언 스위트(Ryan Sweet) 무디스 수석 전략가는 미국의 9월 CPI를 분석한 결과 휘발유를 제외한 대부분의 상품 가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9월 CPI에서 특히 식품과 주택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졌다"며 "소비자들이 식품, 가스, 주택, 유틸리티, 의료 등에 사용하는 비용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445달러 (약 63만 원) 늘어났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 노동부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의 9월 CPI가 전년 동기 대비 8.2% 상승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비 6.6% 증가해 약 4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는 이어 "인플레이션이 고공 행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지속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오는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의 0.75%p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0분(한국시간) 기준 연준의 11월 0.75%p 금리인상 가능성은 약 97%에 달한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온라인 대출업체 렌딩트리(LendingTree)의 수석 전략가 제이콥 채널(Jacob Channel)도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경우 미국인들의 생활 수준이 낮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불행하게도 인플레이션에 따른 고통을 무시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고 밝혔다. 또한 "소비자들이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비용 절감에 의지해야 할 것"이라며 "아직 구매하지 않는 물건을 불가피하게 포기하는 소비자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인플레이션으로 생활비가 오르며 미국인들의 저축 규모도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샐러리 파이낸스가 지난 8월 미국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가운데 약 66%가 인플레이션으로 재정 상황이 전년 동기 대비 악화되었다고 답했다. 또한 응답자 가운데 약 72%는 지난해보다 저축액이 감소했다고 답했고, 약 29%는 저축을 완전히 소진했다고 말했다.

(사진=뉴욕포스트)


홍성진외신캐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