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제빵공장 사고, 부실 대응에 온·오프라인서 비난 고조
가맹점주들 "매출 확 줄어 걱정"…사태 확산에 촉각

평택 SPC 계열 제빵공장에서 20대 근로자가 사망한 사고를 계기로 온·오프라인에서 불매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민주노총 등 노동단체를 중심으로 시작된 불매운동은 SPC 측의 미흡한 대응을 접한 일반 시민들까지 가세하면서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SPC 불매운동 확산…가맹점주들 "우리가 무슨 죄" 울상
민주노총 수원용인오산화성지부와 진보당 화성시위원회, 화성노동인권센터 등 시민사회단체는 21일 화성지역 SPC 계열 점포 앞에서 불매운동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동탄역 앞에서 1인 시위 중인 홍성규 화성노동인권센터 소장은 "SPC 그룹은 예전부터 노동조합에 대한 가혹한 탄압으로 문제가 된 바 있다"며 "이번 사고에서도 2인 1조 근무가 여전히 지켜지지 않고 있는 점, 사고 직후 충격을 받은 동료 노동자들에게 계속해 근무를 시킨 점, 장례식장에 상조 물품이라며 SPC 빵을 갖다 놓은 점 등이 드러나 충격과 분노가 더해지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어 "얼마나 더 이런 참혹한 상황을 목도해야 하나.

돈보다, 이윤보다 사람의 목숨이 더 소중한 사회로 나아가야 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SPC 불매운동 확산…가맹점주들 "우리가 무슨 죄" 울상
화성 향남읍 대형마트 앞에서는 화성여성회 회원들이 '선혈이 배어든 빵을 먹지 않겠다, SPC 그룹은 노동자들의 안전을 보장하라'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곳을 지나던 시민들은 "너무 끔찍해서 뉴스를 보기가 힘들었다"거나 "앞으로 파리바게뜨 빵은 쳐다보기도 어려울 것 같다"며 공감을 표하기도 했다.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파리바게뜨·배스킨라빈스·던킨·샤니·삼립식품 등 SPC 계열사들에 대한 자발적인 불매운동도 진행되고 있다.

시민들은 '#SPC불매', '#멈춰라SPC' 등의 해시태그와 함께 게시물을 올리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트위터에는 'SPC 불매' 트윗이 5천46건이 올라왔다.

수원지역 한 인터넷 맘카페에서는 "자식을 기르는 입장에서 며칠 전 평택 사고 관련 보도를 보고 너무나 마음이 아팠고 그 회사가 원망스러웠다"며 "그 빵을 사서 먹자니 목이 막힐 것 같은 느낌이라서 불매운동 하기로 했다"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는 "동참합니다", "저도 불매할게요" 등 동조한다는 댓글이 30여건이 달렸다.

SPC 불매운동 확산…가맹점주들 "우리가 무슨 죄" 울상
SPC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하면서 가맹점주들은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서울 성북구에서 파리바게뜨 빵집을 운영하는 50대 가맹점주는 "이번 주 들어 손님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줄어든 것 같다"며 "그날 만든 빵은 팔리지 않으면 그대로 폐기해야 하는데 너무 속상하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평택 사고와 관련 있는 샌드위치를 중심으로 매출이 확 줄었다"며 "사실 가맹점주들은 아무 잘못이 없는데 사태가 더 악화하면 어쩌나 걱정이 크다"고 덧붙였다.

SPC 계열 가맹점주 협의회는 이날 중 가맹점주들의 의견을 모아 공식 입장문을 낼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15일 오전 6시 20분께 평택시 SPC 계열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성 근로자가 빵 소스 배합 작업 중 끼임 사고를 당해 숨졌다.

사고 직후 업체는 현장에 천을 둘러놓은 채 다른 기계에서 작업을 진행했고, 현장을 목격한 노동자들에게 뒤늦게 휴가를 주거나, 사망자 장례식장에 상조 물품이라며 SPC 빵을 가져다 놓아 대응이 미흡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