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회의 7시간 생중계'로 지지율 올린 朴, 尹도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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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끝장토론'으로 朴 지지율 3%P 올라
尹 '경제대통령' 이미지 부각할 기회지만
짧은 시간·부처중심 회의·말실수는 변수
대통령실 "국민이 정책 모르는 리스크 더 커"
尹 '경제대통령' 이미지 부각할 기회지만
짧은 시간·부처중심 회의·말실수는 변수
대통령실 "국민이 정책 모르는 리스크 더 커"

2014년 3월 2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청와대 주재 '규제개혁장관회의 겸 민관합동 규제개혁 점검회의'에서 한 말이다. 방송 3사(KBS·MBC·SBS)를 통해 회의가 생중계되는 7시간5분 동안 회의장에는 긴장감이 흘렀다. 박 전 대통령은 "우리가 한심한 나라가 돼서는 안 된다" "지금 있는 (규제) 숙제부터 빨리빨리 해야지 그 부분도 못하면 신뢰가 가겠나요"라며 부처 공무원들을 강하게 몰아세웠다. 이후 여론조사 결과(한국갤럽 2014년 3월 4주) 국민 10명 중 3명은 이 회의를 보거나 들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 전 대통령 지지율은 전주보다 3%포인트 오른 59%를 기록했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지난 20일 "27일 윤석열 대통령은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한다"며 "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는 지난 10차까지 이어진 회의와 달리 회의 내용 전체를 언론과 국민 여러분께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비상경제민생회의는 윤 대통령의 모두발언을 공개하고 이후 회의는 비공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회의 내용은 최상목 경제수석 등이 브리핑을 했다. 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는 비공개 부분도 모두 공개하고 전 국민에게 생중계한다는 것이다.
청와대 규제개혁회의 생방송은 박 전 대통령 지지율을 3%포인트 끌어올리는 효과를 가져왔다. 한국갤럽이 2014년 3월 24일부터 27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1199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같은달 28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신뢰수준 95% 표본오차 ±2.8%포인트) 박 전 대통령 지지율은 전 주보다 3%포인트 오른 59%를 기록했다.
한국갤럽은 국민이 청와대 규제개혁회의 생방송을 어떻게 봤는지도 같이 조사했다. '규제개혁 점검회의 방송을 직접 듣거나 봤는지' 물은 결과 국민 열 명 중 세 명(30%)이 듣거나 봤다고 답했다. 평일 오후 시간대 방송된 만큼 20대는 열 명 중 한 명이, 60세 이상은 절반(48%)에 가까운 응답자가 방송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작은 '말실수' 하나도 공들인 성과를 무너트릴 수 있다. 대통령실은 "11차 비상민생경제회의가 주어진 대본을 읽는 방식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회의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만큼 생중계 종료 직전까지 윤 대통령과 모든 참모들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지점이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이 이번 기회를 통해 '경제 대통령'의 면모를 보여준다면 지지율 반등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대통령실 한 관계자는 “회의 참석자들의 작은 말실수에 대한 우려보다는 국민이 경제 상황과 정부의 정책을 잘 알지 못하는 데서 오는 리스크가 더 크다”며 “회의를 통해 경제 상황을 정확히 진단하고 알려 나가면 된다”고 전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