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통 사태' 단 며칠 만에 백기…카카오 전략에 당했다? [선한결의 IT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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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사태 후에도 지자체 등 API 공유 문의 잇따라
카카오, 2014년부터 API 공개
"로그인·지도·검색 카카오 생태계 벗어나기 어려워"
"며칠 만에 대안 택하기 어려운 구조"
카카오, 2014년부터 API 공개
"로그인·지도·검색 카카오 생태계 벗어나기 어려워"
"며칠 만에 대안 택하기 어려운 구조"
"기업 내부 신규 웹서비스에 카카오의 지도·거리 검색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쓰고 싶습니다. 절차나 비용이 어떻게 되나요."
카카오의 대규모 장애 사태가 발생한 지 만 이틀 뒤인 지난 17일 한 기업 관계자가 카카오에 문의한 내용입니다. 한 지역자치단체 소방본부의 종합상황실, 지자체 군청, 기업 등에서도 장애 사태 이후 카카오지도의 개방형(오픈) API를 사용하고 싶다는 문의를 잇따라 남겼습니다.
장애 사태 이후 임시로 카카오와 연동을 끊었다가 다시 돌아간 곳도 있습니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은 카카오 서비스 장애 사태 동안 네이버지도의 오픈API를 임시로 썼다가 최근 다시 카카오 API 서비스로 복귀했습니다. 직방은 카카오의 지도 오픈API를 뼈대로 삼아 매물 지도와 주소 검색 서비스 등을 구축·운영해 왔는데, 지난 15일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 서버가 꺼지면서 서비스 차질을 겪었습니다.
장애 발생 이튿날 직방은 네이버지도의 오픈API를 바탕으로 자사 서비스를 복구했고, 이후 카카오의 서비스가 정상화되자 다시 카카오의 오픈API 기반 지도를 쓰고 있습니다. 직방 관계자는 "원래 카카오 API 기반 지도를 기준으로 각종 서비스를 구현하고 있었기 때문에 서비스 안정성을 위해 서비스를 원복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렇듯 카카오의 응용프로그램·데이터를 연동해 쓰다 장애 사태로 화들짝 놀랐던 기관·기업 일부가 다시 '카카오 생태계'로 복귀하는 분위기입니다. 서비스 정합성 유지, 개발 인력 부족, 비즈니스상의 이유 등으로 단 며칠만에 '카카오 엑소더스(대탈출)'을 벌이긴 어렵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수년 전부터 카카오가 벌여온 오픈API 전략이 맞아떨어진 분위기입니다.
카카오는 2014년부터 자체 개발자 플랫폼을 통해 오픈API를 공개했습니다. 카카오와 관계가 없는 제삼자 기업이나 개인도 카카오의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갖다가 개별 서비스·플랫폼 등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쇼핑몰을 운영하는 A기업이 스스로 지도 API를 만들지 않아도 카카오 것을 받아다 A기업 디자인을 씌워 자체 플랫폼에서 주소 찾기 기능을 제공할 수 있는 식입니다.
이 방식을 통하면 카카오는 IT를 비롯한 각 업계에 대한 영향력을 늘릴 수 있습니다. 자사 API에 의존하는 새로운 외부 서비스를 통해 혁신 인사이트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카카오는 카카오 간편 로그인, 사이트 가입(카카오싱크), 메시지, 지도, 검색, 개인화(카카오톡소셜) 등 여러 기능을 오픈 API로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번 장애 사태로 서울시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 홈플러스·마켓컬리 등 유통기업, 업비트 등 핀테크 기업들이 줄줄이 서비스 차질을 빚은 이유입니다. 서울시의 경우엔 서울시 교통정보시스템(TOPIS)와 다산콜센터 챗봇 등 주요 공공부문 서비스가 타격을 받았습니다. 장애 사태 이후에도 상당수 기업들은 다시 카카오를 택하는 분위기입니다. 웹사이트와 앱 서비스를 운영하는 한 스타트업의 관계자는 "카카오 장애 당시 일시적 조치로 네이버 API를 대신 올려놨지만 지금은 다시 카카오 API를 쓰고 있다"며 "웹사이트 전반을 카카오 API 기반으로 구성해둔터라 서비스 정합성을 유지하기 위해선 지금 당장 다른 대안을 택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스타트업들은 기존 서비스 운영에만도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사태 발생 불과 며칠만에 카카오와의 서비스 연동을 끊고 대안 운영에 나서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카카오 오픈API의 대안이 많지 않다는 점도 이유입니다. 모든 기관·기업이 자체 시스템이나 온라인 서비스를 0부터 100까지 스스로 구축하기는 어려운 와중에 대규모 오픈API를 공개한 국내 IT 기업이 많지 않다는 겁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카카오 API 생태계의 대안을 찾는 움직임이 나올 전망입니다. 서울시는 최근 오픈API를 사용하는 공공서비스에 대해 전수조사에 나섰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이번 서비스 장애 사태와 같은 경우를 방지하는 대책 등을 마련한다는 계획입니다.
한 유통기업 관계자는 "기업의 의사 결정 구조상 특정 서비스와의 연동을 끊고 맺는 문제 등의 결론이 사태 발생 며칠만에 바로 나지는 않는다"며 "일단 서비스를 연동해 둔 기업에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떤 대책을 채택할 수 있는지 내부 검토를 해뒀고, 오픈API 대안 등은 추가로 논의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카카오의 대규모 장애 사태가 발생한 지 만 이틀 뒤인 지난 17일 한 기업 관계자가 카카오에 문의한 내용입니다. 한 지역자치단체 소방본부의 종합상황실, 지자체 군청, 기업 등에서도 장애 사태 이후 카카오지도의 개방형(오픈) API를 사용하고 싶다는 문의를 잇따라 남겼습니다.
장애 사태 이후 임시로 카카오와 연동을 끊었다가 다시 돌아간 곳도 있습니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은 카카오 서비스 장애 사태 동안 네이버지도의 오픈API를 임시로 썼다가 최근 다시 카카오 API 서비스로 복귀했습니다. 직방은 카카오의 지도 오픈API를 뼈대로 삼아 매물 지도와 주소 검색 서비스 등을 구축·운영해 왔는데, 지난 15일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 서버가 꺼지면서 서비스 차질을 겪었습니다.
장애 발생 이튿날 직방은 네이버지도의 오픈API를 바탕으로 자사 서비스를 복구했고, 이후 카카오의 서비스가 정상화되자 다시 카카오의 오픈API 기반 지도를 쓰고 있습니다. 직방 관계자는 "원래 카카오 API 기반 지도를 기준으로 각종 서비스를 구현하고 있었기 때문에 서비스 안정성을 위해 서비스를 원복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렇듯 카카오의 응용프로그램·데이터를 연동해 쓰다 장애 사태로 화들짝 놀랐던 기관·기업 일부가 다시 '카카오 생태계'로 복귀하는 분위기입니다. 서비스 정합성 유지, 개발 인력 부족, 비즈니스상의 이유 등으로 단 며칠만에 '카카오 엑소더스(대탈출)'을 벌이긴 어렵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수년 전부터 카카오가 벌여온 오픈API 전략이 맞아떨어진 분위기입니다.
카카오는 2014년부터 자체 개발자 플랫폼을 통해 오픈API를 공개했습니다. 카카오와 관계가 없는 제삼자 기업이나 개인도 카카오의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갖다가 개별 서비스·플랫폼 등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쇼핑몰을 운영하는 A기업이 스스로 지도 API를 만들지 않아도 카카오 것을 받아다 A기업 디자인을 씌워 자체 플랫폼에서 주소 찾기 기능을 제공할 수 있는 식입니다.
이 방식을 통하면 카카오는 IT를 비롯한 각 업계에 대한 영향력을 늘릴 수 있습니다. 자사 API에 의존하는 새로운 외부 서비스를 통해 혁신 인사이트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카카오는 카카오 간편 로그인, 사이트 가입(카카오싱크), 메시지, 지도, 검색, 개인화(카카오톡소셜) 등 여러 기능을 오픈 API로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번 장애 사태로 서울시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 홈플러스·마켓컬리 등 유통기업, 업비트 등 핀테크 기업들이 줄줄이 서비스 차질을 빚은 이유입니다. 서울시의 경우엔 서울시 교통정보시스템(TOPIS)와 다산콜센터 챗봇 등 주요 공공부문 서비스가 타격을 받았습니다. 장애 사태 이후에도 상당수 기업들은 다시 카카오를 택하는 분위기입니다. 웹사이트와 앱 서비스를 운영하는 한 스타트업의 관계자는 "카카오 장애 당시 일시적 조치로 네이버 API를 대신 올려놨지만 지금은 다시 카카오 API를 쓰고 있다"며 "웹사이트 전반을 카카오 API 기반으로 구성해둔터라 서비스 정합성을 유지하기 위해선 지금 당장 다른 대안을 택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스타트업들은 기존 서비스 운영에만도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사태 발생 불과 며칠만에 카카오와의 서비스 연동을 끊고 대안 운영에 나서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카카오 오픈API의 대안이 많지 않다는 점도 이유입니다. 모든 기관·기업이 자체 시스템이나 온라인 서비스를 0부터 100까지 스스로 구축하기는 어려운 와중에 대규모 오픈API를 공개한 국내 IT 기업이 많지 않다는 겁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카카오 API 생태계의 대안을 찾는 움직임이 나올 전망입니다. 서울시는 최근 오픈API를 사용하는 공공서비스에 대해 전수조사에 나섰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이번 서비스 장애 사태와 같은 경우를 방지하는 대책 등을 마련한다는 계획입니다.
한 유통기업 관계자는 "기업의 의사 결정 구조상 특정 서비스와의 연동을 끊고 맺는 문제 등의 결론이 사태 발생 며칠만에 바로 나지는 않는다"며 "일단 서비스를 연동해 둔 기업에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떤 대책을 채택할 수 있는지 내부 검토를 해뒀고, 오픈API 대안 등은 추가로 논의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