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가 왜 필요하죠?'라고 질문하는 학생들이 있어요. 최근 젊은 세대들은 TV의 본질적 가치를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요. 이런 세대들이 바로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입니다."

차경진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사진)는 "디지털 네이티브는 태어나면서 스마트폰 등 기기를 만지며 성장한 세대다. 기존 Z세대, 알파세대와도 다른 독특한 잠재욕구와 특성을 지니고 있어 이를 감안한 상품 기획을 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국내 '디지털 고객 경험(DCX)' 최고 권위자인 차경진 교수는 오는 27일 열리는 '2022 한경 디지털 ABCD포럼'에서 '데이터로 보는 디지털 네이티브 시대'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한다. 차 교수는 지난 4월 서점가에서 화제를 모은 '데이터로 경험을 디자인하라' 저자로 유명한 빅데이터 전문가다. 국내 학계에서 처음으로 DCX 용어를 제시했다. 차 교수는 "TV의 기능적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Z세대에 맞는 경험 설계를 하고 제품을 출시해야 한다"며 "가령 'LG 스탠바이미' 사례가 대표적"이라고 들었다.

LG전자가 지난해 내놓은 LG 스탠바이미는 이동식 무선 이동식 스크린으로 100만원대 고가에도 젊은층으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으며 '완판' 행렬을 이어갔다. 나만의 공간에서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개성을 표현하려는 젊은 세대들로부터 긍정적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러한 '히트 상품'을 만들어내려면 무엇보다 최근 부상하고 있는 '디지털 네이티브'를 이해하고 이들의 '경험'에 초점을 둔 데이터를 재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차 교수는 "과거 기성세대를 연구하려면 설문조사, 인터뷰 등 전통적 마켓 리서치 방법이 통하지만, 디지털 네이티브는 개성이 강하고 대중성이 낮아 이들의 잠재욕구를 찾아내려면 이들의 빅데이터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MZ세대가 최고 39세까지 포함하는 개념인데 사실 M세대와 Z세대, 알파세대까지 그 안에서도 다른 점이 많다"며 "기존 데이터 전략을 버리고 디지털 네이티브의 페르소나(사회적 자아)를 이해하고 공략해야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자동차의 경우 7~8년 전만 해도 제품 위주의 데이터 센싱을 통해 상품 전략을 수립했는데, 최근에는 1000 가지가 넘는 고객 위주의 데이터 센싱 전략으로 진화했다"며 "제품보다는 고객의 맥락을 중심으로 데이터를 센싱하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알파세대는 현존하는 가장 어린 세대지만 앞으로 나이를 초월한 브랜드 영향력과 구매력을 가질 것"이라면서 "이들은 소셜미디어 환경을 주도하고 대중문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며 성인으로 성장한 이후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 교수는 이번 포럼에서 데이터로 디지털 네이티브를 이해하는 방법과 '맥락적 경험 설계'와 관련된 상세한 내용을 다룰 계획이다. 차 교수는 "Z세대는 자신의 마음을 울리는 '의미'에 비용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며 "엄청난 빅데이터 속에서 단편적이고 일반적인 인사이트를 도출하기보다는 좀 더 실질적이고 경험 설계에 필요한 고객의 맥락과 잠재욕구를 찾는 방법을 논의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2 한경 디지털 ABCD포럼-디지털 네이티브가 주도하는 메가트렌드'는 오는 27일 오후 1시부터 서울시 여의도 전경련회관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됩니다. 한경닷컴 홈페이지에서 사전 등록 후 참가할 수 있으며, 참가비는 무료입니다. 한경웨비나우 중계페이지에서 실시간 생중계로도 포럼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