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문장은 끝까지 읽은 사람만 그 묘미를 발견할 수 있는 광활한 세계다. 작품을 정직하게 완주한 사람만이 마지막 한마디의 무게를 정확히 가늠할 수 있다. 그 점이 인생을 닮았다.”

<이제 그것을 보았어>의 저자 박혜진은 12년차 문학편집자이자 8년차 문학평론가다. 수많은 작품을 읽고 쓰는 일이 그의 직업이다. 저자는 문학 작품을 편집하며 혹은 평론을 쓰며 맞닥뜨린 마지막 문장을 모아 산문집을 펴냈다.

이 책은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스티븐 킹의 <고도에서>, 이상의 <날개> 등 국내외 문학을 아울러 총 52편의 ‘엔딩’을 담았다. 문학 작품뿐 아니라 마르크 샤갈의 ‘또다른 빛을 향하여’나 에머럴드 피넬의 ‘프라미싱 영 우먼’ 등 그림이나 영화의 엔딩도 다룬다. 넓게 보면 그것들 모두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한 주에 한 편씩 보폭을 맞춰 읽어나가면 1년(52주) 동안 훌륭한 독서의 길잡이로 삼을 수 있다.

읽지 않은 작품의 마지막 문장을 미리 보면 혹여 ‘스포일러’가 되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엔딩에서 끝맺는 글이 아니라 엔딩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라서다. 책을 읽다 보면 저자와 티타임을 나누면서 문학을 계기로 인생 이야기를 시작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