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제조원가 압박에 삼양식품도 결국 ‘백기’를 들었다. 농심, 팔도, 오뚜기에 이어 삼양식품까지 라면 가격을 올린다고 발표함에 따라 ‘서민음식’ 라면은 최근 두 달 새 10%씩 오르게 됐다.

삼양식품은 다음달 7일부터 ‘불닭볶음면’ ‘삼양라면’ 등 13개 브랜드 제품의 가격을 평균 9.7% 인상한다고 21일 발표했다. 대형마트 판매가격 기준으로 불닭볶음면 한 봉지(140g)는 936원에서 1020원으로 8.9%, 삼양라면(120g)은 700원에서 768원으로 9.7% 인상된다.

편의점에서 1020세대를 중심으로 많이 팔리는 불닭볶음면 컵라면의 경우 불닭볶음면 큰컵(105g)이 1500원에서 1650원으로 10.0%, 까르보불닭 큰컵(105g)은 1600원에서 1750원으로 9.3% 비싸진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효과로 국내에서 인플레이션 방어에 성공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삼양식품은 해외에서 70%의 매출이 나오고 라면 수출 국가도 다변화하는 등 해외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그동안 수출 확대를 통해 원자재 가격 인상과 생산비용 증가를 감내해왔지만 국내 사업의 적자 규모가 누적되고 하반기 상황이 더 악화함에 따라 불가피하게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양식품의 가격 인상 수혜 정도가 주요 라면회사 중 가장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홍종모 유화증권 연구원은 “삼양식품의 과거 사례를 보면 가격을 인상하더라도 판매량은 유지됐기 때문에 매출과 수익성 모두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주요 기업 중 라면 매출 비중이 약 90%로 가장 높은 만큼 긍정적 효과를 가장 많이 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