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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1997년 환란의 데자뷔…안일한 위기의식까지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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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외 외환·금융시장이 심상치 않다. 엔·달러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던 150엔을 돌파하면서 엔화 가치가 3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위안화 가치도 마지노선이라고 불리는 ‘포치(달러당 7위안)’가 무너진 후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아시아 자본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일본과 최대 교역국인 중국 통화가 무너지면 아시아 전체에서 자본 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초 체력이 약한 아시아 신흥국부터 자본 유출이 본격화해 1997년과 비슷한 아시아 외환위기가 재연될 수 있다는 경고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긴축 여파와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가뜩이나 위축된 자금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얽힌 건설사와 증권사 부도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신용경색이 실물 위기로 번질 조짐을 보이는 것도 외환위기 때를 연상케 한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줄고 무역수지 적자를 거듭하는 것도 환란 이후 처음이다. 증권시장안정펀드 채권시장안정펀드 등 당시 사용한 대책도 25년이 지나 그대로 소환되고 있다. 무엇보다 위기가 눈앞에 닥쳤는데도 정쟁에만 몰두하는 여야의 극한 대치야말로 외환위기 직전과 똑 닮은 대목이다. 정부도 외환위기 전처럼 “위기 가능성은 없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이 외환위기 때처럼 제 역할을 못하면 당면한 위기의 끝을 낙관하기 어렵다. 과감하고 선제적인 조치로 시장 심리를 안정시키는 게 급선무다. 채권안정펀드를 대규모로 확충해 즉각 재가동하는 한편 한 금융사의 PF 대출 부실이 다른 금융권으로 퍼져 시스템 리스크로 번지지 않도록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도 마련해 단계별로 시행해야 한다. 미국과의 통화스와프가 여의치 않다면 한국은행이 보유 중인 미 국채를 담보로 달러화 자금을 조달하는 등 안전장치 대안도 필요하다.

    관건은 한국을 아시아 다른 나라와 차별하기 위한 경제 체질 개선이다. 노동·연금·교육 등 3대 핵심 개혁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법인세 인하, 반도체 지원법 등 기업 활력을 높이는 대책도 서둘러 입법화해야 한다. 외환위기 직전 추진했던 노동개혁과 금융개혁의 실패가 환란을 안방으로 불러들이는 도화선이 됐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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