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 "지금이 주식 투자 늘릴 때…고배당주·알짜 지주사 매력"
“주식은 시장이 아니라 기업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21일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사진)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코스피 전망을 묻는 질문에 “의미 없다”고 답했다. 허 대표는 “한국 국내총생산(GDP)이 1990년부터 지금까지 10배 넘게 증가하는 동안 코스피지수는 두 배가량 오르는 데 그쳤다”며 “시장 흐름과 무관하게 좋은 기업을 싸게 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허 대표는 ‘국내 1세대 가치투자 대가’로 꼽힌다. 1996년 신영자산운용 창립 멤버로 합류했다. 올해로 6년째 신영자산운용 수장을 맡고 있다. 평생 ‘신영맨’으로 살면서 신영자산운용을 국내 대표 가치투자·배당투자 회사로 일궈냈다.

시장 불확실성이 크지만 지금은 주식투자 비중을 늘릴 때라고 강조했다. 허 대표는 “역사적으로 위기 때 투자했을 때 가장 큰 투자 수익을 거뒀다”며 “믿을 수 있는 좋은 기업을 최대한 싼 가격에 사서 충분히 수익이 날 때까지 장기 보유하는 것이 신영자산운용의 투자 철학”이라고 말했다.

금리 상승에 따라 성장주 매력이 떨어지면서 가치주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시장이 불확실성이 크고 기업 전망도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량 가치주 중에서도 고배당주가 좋은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리 상승으로 배당주의 상대 매력이 떨어졌지만 여전히 배당주에 기회가 있다고 봤다. 허 대표는 “주가가 기업 가치보다 저평가됐다면 향후 주가가 올랐을 때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며 “고배당주에 투자하면 주식시장이 흔들려도 꾸준히 높은 배당수익을 얻을 수 있으니 불안해도 바닥에 팔지 않고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코스피지수는 2200에서 ‘제자리 뛰기’를 했지만 매년 5% 배당수익을 받아 재투자했다면 복리로 60% 이상 수익을 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허 대표가 가장 눈여겨보는 종목은 지주사다. 허 대표는 “지주사에 투자하면 우량 자회사 지분을 헐값에 사면서 배당도 많이 받을 수 있다”며 “수년 내에 재평가받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서형교/성상훈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