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금리의 지표가 되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내년 상반기 기준금리가 연 5%까지 오를 가능성이 거론되면서다. 국내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덩달아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1일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장중 한때 전날보다 0.031%포인트 오른 연 4.257%를 기록했다. 전날 연 4.228%까지 치솟으며 2008년 7월 이후 처음으로 연 4.2%를 돌파한 뒤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미 국채 금리 상승세는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연방은행 총재의 발언 이후 가팔라졌다. 하커 총재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계속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미 중앙은행(Fed)이 다음달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97.5%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12월에도 큰 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미국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고하다는 판단에서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전주보다 소폭 증가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을 깨고 1만2000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투자자들은 선물시장에서 2023년 5월 미 기준금리가 연 5.0%에 이를 것으로 보고 거래를 시작했다. 현재 연 3.0~3.25%인 미 기준금리가 내년 5월까지 약 2%포인트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날 대비 0.193%포인트 치솟은 연 4.632%에 거래를 마쳤다. 2011년 3월 8일(연 4.680%) 후 11년 만의 최고치로, 전날에 기록한 연고점을 하루 만에 경신했다. 2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208%포인트 급등한 연 4.537%, 초장기물인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193%포인트 상승한 연 4.391%로 각각 연고점을 다시 썼다.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날 대비 0.145%포인트 오른 연 4.495%에 거래를 마감했다.

박신영/조미현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