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앞에선 사과. 뒤에선 영업손실 메우려 노동자 쥐어짜"
사측 "가맹점주 2차 피해 막으려 나흘간 기술전수차 출장 보내"

SPL이 20대 근로자 사망사고로 평택 제빵공장 생산이 중단되자 일부 근로자를 대구에 있는 SPC 계열의 또 다른 공장으로 보내 작업을 시킨 사실이 확인됐다.

앞에서는 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 대국민 사과를 하고, 뒤에서는 일시적 생산 중단에 따른 영업 손실을 메우기 위해 사고 발생 사업장의 직원들을 다른 사업장으로 보내 무리하게 일을 시켰다는 비판이 나온다.

21일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에 따르면 SPL 평택공장은 지난 15일 20대 근로자 사망사고가 나고 다음 날 고용노동부로부터 작업 중지 명령을 받자 17일 소속 직원 10여명을 SPC 계열 대구 공장으로 출장을 보냈다.

10여명은 이곳에서 20일까지 나흘간 샌드위치와는 관계없는 크로켓 등의 내용물을 만드는 작업을 해왔다.

작업을 통해 완성된 내용물은 평택 공장으로 옮겨져 상품화될 예정이다.

강규혁 화섬식품노조 SPL 지회장은 "사측은 동료 노동자의 사망으로 실의에 빠진 노동자들을 다른 현장으로 보내 계속 일하게 했다"며 "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하면 뭘 하나.

그깟 며칠 영업 손실을 메우는 데 노동자를 쥐어짜는 것이 사측의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SPC 관계자는 "SPL 평택 공장이 폐쇄됐기 때문에 대구 공장 직원들에게 기술 전수를 목적으로 평택 일부 근로자를 대구로 출장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술 전수가 완료돼서 오늘(21일) 출장 직원은 모두 평택으로 복귀했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의 영업 손실을 피하려고 대구에서 작업을 이어간 것이 아니라, 제품 미공급으로 인한 가맹점주들의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기술 전수 차 출장을 보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허영인 SPC 회장은 근로자 사망사고에 대해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여러분의 엄중한 질책과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특히 고인 주변에서 함께 일했던 직원들의 충격과 슬픔을 회사가 먼저 헤아리고 배려하지 못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SPC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3년간 총 1천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