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시장 출신 숄츠는 찬성 "네덜란드 항만 등과의 경쟁에 유리"

수출대국 독일의 대표적인 중대 사회기반시설인 함부르크의 항만에 중국 국영기업의 지분 참여 허용 여부를 놓고 독일 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독일 최대항 中 지분참여 논란…"중대 인프라 中접근 안돼" 반발
함부르크 시장 출신인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지분참여 허용을 고수하는 가운데, 집권 연립정부 소속 녹색당과 자유민주당(FDP), 담당 부처 장관들, 야권은 물론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까지 일제히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독일 정부는 독일 최대 항구도시 함부르크 항만의 4곳 중 1곳인 톨러오르트 컨테이너 항만에 대한 중국 국영 해운사 중국원양해운(코스코·COSCO)의 35% 지분참여계획을 놓고 검토 중이다.

독일 관련법에 따르면 정부는 해외투자자의 투자 제의에 대해 4개월 이내에 이의제기를 할 수 있다.

역산하면 독일 정부로서는 오는 26일 내각 회의가 이의제기를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독일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SZ)은 전했다.

만약 이의제기가 이뤄지지 않으면 시한이 만료돼 투자는 자동으로 허용된다.

코스코의 투자계획에 대해 외교부와 경제기후보호부, 재무부 등 담당 부처들은 반대 입장을 밝혔다.

중국이 독일 내 중대 사회기반시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독일 정보당국이나 EU집행위도 반대하고 있다.

독일 최대항 中 지분참여 논란…"중대 인프라 中접근 안돼" 반발
전방위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숄츠 총리는 찬성 의견을 고수하고 있다고 NDR·WDR방송은 전했다.

함부르크 시장을 지낸 숄츠 총리의 입장에는 이웃 네덜란드 로테르담항, 벨기에 앤트워프항과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는 함부르크 항만에 최대 무역상대국인 중국이 지분 참여를 할 경우 경쟁에 유리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게 안팎의 해석이다.

코스코는 로테르담의 한 컨테이너 터미널에 35%, 앤트워프에 20%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주독일 중국대사관은 현지 기업들에 코스코의 지분참여를 위해 나서주지 않는다면, 사업에 악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고 NDR·WDR방송 등은 전했다.

하지만, 숄츠 총리와 집권 신호등(사회민주당-빨강·자유민주당-노랑·녹색당-초록) 연정을 이끄는 녹색당 카타리나 드뢰게 원내대표는 "중국이 우리의 결정적인 사회기반시설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우리는 특정 국가에 종속돼 우리가 협박을 당할 수 있도록 방치했던 과거의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자민당도 코스코가 "함부르크 항만에 지분참여를 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큰 실수"라면서 "중국 공산당이 유럽 3대항구 모두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야당인 독일 기독민주당(CDU)의 옌스 슈판 원내부대표는 "팬데믹과 에너지위기에서 교훈은 우리가 중국에 예속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U집행위 역시 코스코가 함부르크 항만에 지분참여를 하도록 허용하지 말라고 지난봄 경고했다고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가 전했다.

관련 사업과 연관된 민감한 정보가 중국의 손에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