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인생의 아름다운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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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프롤로그>
온갖 희로애락이 뒤섞인 인생을 살아내는 데는 고비마다 작은 선물과도 같은 사건이 필요하다. 영화<인생은 아름다워(Life is beautiful), 1997>에서는 극한의 상황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과장된 언어와 행동 그리고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동원하는 한 남자의 처절한 노력을 통해 인생은 살아갈만한 아름다운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누군가를 위해 이타적인 사랑을 실천하는 용기는 우리가 삶을 버티게 만드는 소중한 가치일 것이다. <영화 줄거리 요약>
도시에서 서점을 운영할 꿈을 가진 시골 청년 귀도(로베르토 베니니 분)는 유대계 이탈리아인으로 삼촌이 있는 도시로 올라와서 웨이터 일을 하게 된다. 이때 운명처럼 만난 유복한 가정의 초등학교 교사 도라(니콜레타 브라스키 분)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결국 불굴의 노력으로 행복한 가정을 이루게 되지만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5살짜리 아들과 함께 포로수용소에 잡혀가게 된다. 언제 가스실로 끌려가 죽을지도 모르는 절체 절명의 상황에서도 귀도는 아들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 시도를 하게 된다.
[이 영화는 아카데미 남우주연상(로베르토 베니니), 음악상, 외국어 영화상 등 3개 부문을 수상했다.] <관전 포인트>
A. 도라가 귀도를 사랑하게 되는 이유는?
부잣집 딸로 안정된 직장의 남자와 결혼을 앞둔 도라였지만 언제나 어두운 표정을 감출 수 없다. 이유는 원치 않는 결혼, 바라지 않는 건조한 삶, 주위에서 오가는 약혼자에 대한 혼란스러운 말들에 지치고 무너진 상태였다. 그런 도라 앞에 나타난 귀도는 잘생기지도, 많이 가지지도 않았지만 비가 오는 날 배달하던 레드 카펫을 여자에게 깔아 공주로 만들어 주며 환하게 웃을 수 있게 만들어 주는 남자로 우울감에 내려앉은 도라의 가슴에 미소를 떠오르게 하는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B. 전쟁광의 시대를 풍자한 내용은?
@귀도의 장학사 역할: 도라가 근무하는 학교에서, 자신을 장학사로 오인한 교장은 귀도에게 "아리아 인종의 우월함을 입증해 달라는" 강의를 요청하자 유대인인 귀도는 겉옷을 훌렁 벗고 강단에 올라가 우스꽝스러운 춤을 추며 "자신이 완벽할 정도로 잘 생긴 아리아인이며 귀의 모양도 남다르다고" 하면서 광신도적인 인종차별주의자들을 웃음거리로 만든다.
@고장 난 차: 도로에서 이탈리아 총리가 오는 것을 기다리던 시민들은 브레이크가 고장 난 차로 달리던 귀도를 보고 오인하여 손을 흔들며 환영한다. 이 장면은 "브레이크가 망가진 채로 폭주하는 유럽의 광기 어린 운명"을 해학적으로 풍자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독일 초등학교의 수학 문제: 도라의 약혼파티에서 인종 우월주의자인 한 독일 여자가 '독일 초등학생들에게 일 인당 평균 4마르크의 비용이 드는 30만 명의 장애인들을 죽이면(박멸하면) 어느 정도의 비용을 줄일 수 있는가를 수학 문제로 낸다는 사실을 자랑하자 도라는 비인간적인 상황에 경악하며 충격을 감추지 못한다.
C. 귀도가 아들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것은?
유대인 포로수용소로 잡혀온 귀도는 아들을 안심시키고 공포로부터 지키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용기를 내게 된다. 아들에게, 지금 상황은 하나의 게임이라고 둘러대고 먼저 1,000점을 따서 우승하는 사람이 진짜 탱크를 선물로 받는다고 설명하면서 극한 상황에서도 웃음을 띠며 최대한 재밌고 흥미진진하게 보여주기 위해 목숨을 걸게 된다. 자신이 독일어를 모름에도 수용소 규칙을 알리는 독일군의 통역을 자처하면서 아들을 안심시키고, 방송실에서 여자 수용소에 있는 노라에게 사랑의 인사를 전하고, 장교 식당에서 일하며 몰래 도라와의 추억이 담긴 오페라<호프만 이야기 중 뱃노래>를 들려주며 노라를 위로한다.
D. 영화에서 탱크의 의미는?
독일군은 패배하며 도망가는 순간에도 수용소의 모든 유대인의 학살을 추진하자 귀도는 아들을 쓰레기통에 숨기고 노라를 찾다가 들켜서 처형장으로 끌려가면서도 윙크를 하면서 아들이 희망을 잃지 않도록 사력을 다한다. 드디어 미군이 탱크를 몰고 포로수용소로 들어오자 조슈아는 아버지의 말이 모두 정말이었다고 믿으며 게임의 최종 우승자가 된 양 기뻐한다. 영화에서 평소 조슈아가 가지고 놀던 장난감 탱크는 힘없는 거짓 평화였지만 미군이 타고 온 진짜 탱크는 나치 주의하에서 숨죽여 살아온 유대인들이 바래온 진정한 평화의 상징으로 나타난다.
E. 귀도의 웃음 뒤에 깊게 서린 슬픔의 모습은?
홀로코스트(대학살)라는 잔혹한 현실 앞에서 귀도가 아들을 위해 처절한 노력을 하는 모습은 수용소의 유대인들에게 잠시나마 현실의 괴로움을 잊게 만들어 준다. 귀도를 끌고 간 독일군 병사가 골목 뒤에서 총성과 함게 아름다운 영혼의 남자를 처형하는 장면에서 인간의 존엄이 사라진 전쟁의 잔혹한 현실을 느끼게 한다. 항상 웃고 있던 귀도의 눈동자 속에서도 두려움과 불안이 가득했지만 세상 아무것도 모른 체 끌려온 아이만큼은 천진난만한 영혼을 지켜줘야 한다는 신념에 처절하고 애처로운 몸짓에서 그가 얼마나 용감하고 멋진 사람인지 알려준다. <에필로그>
우리를 둘러싼 세상이 아무리 비정할 정도로 가혹하다 하더라도 삶을 버티게 만드는 가치는 사랑하는 누군가를 위한 이타적이고 대가 없는 사랑의 마음일 것이다. 누군가가 망하길 바라는 마음, 타인을 괴롭히고 싶은 마음, 이해나 수용보다는 배척과 낙인찍기를 즐기는 마음 그리고 타인의 고통을 조금도 생각하지 않고 휘두르는 전쟁, 학교폭력, 가정폭력 등은 현대판 홀로코스트라고 할 수 있다. 주인공 귀도처럼 상대방을 편하게 미소 짓게 만드는 배려와 용기가 절실한 시점이다.
<한경닷컴 The Lifeist> 서태호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온갖 희로애락이 뒤섞인 인생을 살아내는 데는 고비마다 작은 선물과도 같은 사건이 필요하다. 영화<인생은 아름다워(Life is beautiful), 1997>에서는 극한의 상황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과장된 언어와 행동 그리고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동원하는 한 남자의 처절한 노력을 통해 인생은 살아갈만한 아름다운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누군가를 위해 이타적인 사랑을 실천하는 용기는 우리가 삶을 버티게 만드는 소중한 가치일 것이다. <영화 줄거리 요약>
도시에서 서점을 운영할 꿈을 가진 시골 청년 귀도(로베르토 베니니 분)는 유대계 이탈리아인으로 삼촌이 있는 도시로 올라와서 웨이터 일을 하게 된다. 이때 운명처럼 만난 유복한 가정의 초등학교 교사 도라(니콜레타 브라스키 분)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결국 불굴의 노력으로 행복한 가정을 이루게 되지만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5살짜리 아들과 함께 포로수용소에 잡혀가게 된다. 언제 가스실로 끌려가 죽을지도 모르는 절체 절명의 상황에서도 귀도는 아들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 시도를 하게 된다.
[이 영화는 아카데미 남우주연상(로베르토 베니니), 음악상, 외국어 영화상 등 3개 부문을 수상했다.] <관전 포인트>
A. 도라가 귀도를 사랑하게 되는 이유는?
부잣집 딸로 안정된 직장의 남자와 결혼을 앞둔 도라였지만 언제나 어두운 표정을 감출 수 없다. 이유는 원치 않는 결혼, 바라지 않는 건조한 삶, 주위에서 오가는 약혼자에 대한 혼란스러운 말들에 지치고 무너진 상태였다. 그런 도라 앞에 나타난 귀도는 잘생기지도, 많이 가지지도 않았지만 비가 오는 날 배달하던 레드 카펫을 여자에게 깔아 공주로 만들어 주며 환하게 웃을 수 있게 만들어 주는 남자로 우울감에 내려앉은 도라의 가슴에 미소를 떠오르게 하는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B. 전쟁광의 시대를 풍자한 내용은?
@귀도의 장학사 역할: 도라가 근무하는 학교에서, 자신을 장학사로 오인한 교장은 귀도에게 "아리아 인종의 우월함을 입증해 달라는" 강의를 요청하자 유대인인 귀도는 겉옷을 훌렁 벗고 강단에 올라가 우스꽝스러운 춤을 추며 "자신이 완벽할 정도로 잘 생긴 아리아인이며 귀의 모양도 남다르다고" 하면서 광신도적인 인종차별주의자들을 웃음거리로 만든다.
@고장 난 차: 도로에서 이탈리아 총리가 오는 것을 기다리던 시민들은 브레이크가 고장 난 차로 달리던 귀도를 보고 오인하여 손을 흔들며 환영한다. 이 장면은 "브레이크가 망가진 채로 폭주하는 유럽의 광기 어린 운명"을 해학적으로 풍자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독일 초등학교의 수학 문제: 도라의 약혼파티에서 인종 우월주의자인 한 독일 여자가 '독일 초등학생들에게 일 인당 평균 4마르크의 비용이 드는 30만 명의 장애인들을 죽이면(박멸하면) 어느 정도의 비용을 줄일 수 있는가를 수학 문제로 낸다는 사실을 자랑하자 도라는 비인간적인 상황에 경악하며 충격을 감추지 못한다.
C. 귀도가 아들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것은?
유대인 포로수용소로 잡혀온 귀도는 아들을 안심시키고 공포로부터 지키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용기를 내게 된다. 아들에게, 지금 상황은 하나의 게임이라고 둘러대고 먼저 1,000점을 따서 우승하는 사람이 진짜 탱크를 선물로 받는다고 설명하면서 극한 상황에서도 웃음을 띠며 최대한 재밌고 흥미진진하게 보여주기 위해 목숨을 걸게 된다. 자신이 독일어를 모름에도 수용소 규칙을 알리는 독일군의 통역을 자처하면서 아들을 안심시키고, 방송실에서 여자 수용소에 있는 노라에게 사랑의 인사를 전하고, 장교 식당에서 일하며 몰래 도라와의 추억이 담긴 오페라<호프만 이야기 중 뱃노래>를 들려주며 노라를 위로한다.
D. 영화에서 탱크의 의미는?
독일군은 패배하며 도망가는 순간에도 수용소의 모든 유대인의 학살을 추진하자 귀도는 아들을 쓰레기통에 숨기고 노라를 찾다가 들켜서 처형장으로 끌려가면서도 윙크를 하면서 아들이 희망을 잃지 않도록 사력을 다한다. 드디어 미군이 탱크를 몰고 포로수용소로 들어오자 조슈아는 아버지의 말이 모두 정말이었다고 믿으며 게임의 최종 우승자가 된 양 기뻐한다. 영화에서 평소 조슈아가 가지고 놀던 장난감 탱크는 힘없는 거짓 평화였지만 미군이 타고 온 진짜 탱크는 나치 주의하에서 숨죽여 살아온 유대인들이 바래온 진정한 평화의 상징으로 나타난다.
E. 귀도의 웃음 뒤에 깊게 서린 슬픔의 모습은?
홀로코스트(대학살)라는 잔혹한 현실 앞에서 귀도가 아들을 위해 처절한 노력을 하는 모습은 수용소의 유대인들에게 잠시나마 현실의 괴로움을 잊게 만들어 준다. 귀도를 끌고 간 독일군 병사가 골목 뒤에서 총성과 함게 아름다운 영혼의 남자를 처형하는 장면에서 인간의 존엄이 사라진 전쟁의 잔혹한 현실을 느끼게 한다. 항상 웃고 있던 귀도의 눈동자 속에서도 두려움과 불안이 가득했지만 세상 아무것도 모른 체 끌려온 아이만큼은 천진난만한 영혼을 지켜줘야 한다는 신념에 처절하고 애처로운 몸짓에서 그가 얼마나 용감하고 멋진 사람인지 알려준다. <에필로그>
우리를 둘러싼 세상이 아무리 비정할 정도로 가혹하다 하더라도 삶을 버티게 만드는 가치는 사랑하는 누군가를 위한 이타적이고 대가 없는 사랑의 마음일 것이다. 누군가가 망하길 바라는 마음, 타인을 괴롭히고 싶은 마음, 이해나 수용보다는 배척과 낙인찍기를 즐기는 마음 그리고 타인의 고통을 조금도 생각하지 않고 휘두르는 전쟁, 학교폭력, 가정폭력 등은 현대판 홀로코스트라고 할 수 있다. 주인공 귀도처럼 상대방을 편하게 미소 짓게 만드는 배려와 용기가 절실한 시점이다.
<한경닷컴 The Lifeist> 서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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