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남 대통령 만난 장성민…"부산엑스포 지지" 요청
대통령실이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의 실제 모델이 된 남아메리카 북부 국가인 수리남을 방문해 2030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에 나서 화제가 됐다.

대통령실은 23일 장성민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이 수리남을 방문해 찬드리카퍼사드 산토키 대통령을 예방하고 양국의 미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장 기획관은 산토키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드라마를 통해 수리남이 부정적으로 묘사된 것에 대해 애석하게 생각한다”는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또 넷플릭스 측에게 영문 제목을 ‘수리남’이 아닌 ‘나르코스 세인츠’(Narcos Saints·마약상 성자)로 바꾸도록 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설명했다. 이에 산토키 대통령은 “픽션인 드라마로 전쟁의 참화를 통해 다져온 양국관계의 근간이 흔들려서는 안된다”는 취지의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자유, 공정, 법치 등 가치를 중시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설명하면서 경찰국장과 법무부 장관 출신인 산토키 대통령이 집권 후 마약과의 전쟁, 국가안보 등을 중시한 것과 유사한 점들이 많다고 언급하자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졌다”며 “산토키 대통령이 새로운 넷플릭스 드라마를 함께 찍자고 농담을 건네면서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드라마 문제로 인한 양국관계의 불편함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덧붙였다. 수리남은 넷플릭스 드라마가 나온 후 해당 드라마가 수리남을 ‘마약국가’라는 취지로 왜곡 묘사했다는 항의를 한국 정부에 제기했었다.

장 기획관은 산토키 대통령에게 한국의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한 지지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리남은 엑스포 유치 여부를 결정하는 국제박람회기구(BIE)의 170개 회원국 중 하나다. 장 기획관은 대통령 방문에 앞서 수리남 현지에 한국전 참전 기념비에 헌화하고 참전용사와 가족 초청 간담회도 개최했다. 과거 네덜란드령이었던 수리남은 네덜란드군 일원으로 6·25전쟁에 국민 100여명을 파병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