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홍보수석 산하로 재배치된 뉴미디어비서관실이 정부 안팎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뉴미디어를 잘 활용하는 젊은 세대 특성에 맞춰 2030 공무원들을 전면에 배치하고 있어서다.

24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뉴미디어비서관실은 지난달 이상엽 비서관이 자진 사퇴한 후 손 모 행정관이 비서관실 업무를 주도하고 있다. 강인선 해외홍보비서관이 뉴미디어비서관 직무를 겸직하고 있지만, 핵심인 콘텐츠 제작 업무는 강 모 행정관 등 실무팀이 주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에 주력하고 있다.

민간 대기업 계열의 광고대행사 출신인 손 행정관은 87년생(35세)으로 대통령실 내 5급 행정관 이상 공무원 중 가장 어린 축에 든다. 홍보수석 등이 주재하는 비서관급 회의에도 손 행정관이 참석해 당당하게 의견을 개진한다. 이기정 홍보기획비서관, 강인선 해외홍보비서관, 김영태 대외협력비서관 등 다른 50대 비서관들과 나이차가 20살 이상 난다.

뉴미디어비서관실 직원들도 전원 2030세대로 구성됐다. 5명의 직원 중 손 행정관이 가장 연장자다. 평균 연령은 만 27세다.
당초 시민사회수석실 산하였던 디지털소통비서관실은 지난 8월 대통령실 조직 개편 당시 뉴미디어비서관실로 이름을 바꾼 뒤 김은혜 홍보수석 산하(사진)로 재편됐다. 김 수석은 이들에게 SNS와 같은 뉴미디어 대응을 지시하면서 콘텐츠 제작 과정에 일체 개입하지 않을테니, 자유롭게 논의하고 창의적인 결과물을 만들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짜 뉴스에 대응하는 ‘사실은 이렇습니다’ 게시판 대응은 ‘선조치 후보고’ 체제로 운영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김은혜 수석은 여러 단계를 거치면 청년들의 목소리가 왜곡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22살 9급 행정요원이 차관급인 수석에게 청년들의 목소리를 직접 보고하는 모습을 공직 사회가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인사와 소통은 “청년 정책 뿐 아니라 모든 정책을 추진할 때 미래 세대의 의견을 충실히 반영해야 한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평소 소신과 궤를 같이 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선 2030 세대들의 의견을 국정에 더 반영하기 위해 “각 (정부) 부처에 청년 보좌역을 배치함과 동시에 청년 인턴 채용 제도를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일부 성과도 나오고 있다. 과거 대통령실이 제작한 유튜브 동영상은 대통령의 발언을 충실히 전달하는 내용을 담았다. 최근 뉴미디어비서관실이 만든 동영상은 다르다. 대통령의 발언을 확 줄이면서 이미지와 감성을 중시한다. 2030세대들의 소비 패턴에 맞게 동영상 길이도 짧아졌다.

정치권에서도 보수 정권에 등을 돌린 2030세대를 다시 끌어안으려면 파격적인 인사와 정책을 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권 출범 후 한 때 50%를 웃돌았던 2030세대의 윤 대통령 지지율이 최근 들어 10%대로 주저앉았기 때문이다. 홍보수석실 관계자는 “정부가 그동안 공급자 마인드로 콘텐츠를 만들었다는 반성을 하고 있다”며 “콘텐츠를 받아들이는 수요자 입장을 더 보려고 하고 있고, 후속 인사도 그런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