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없어 애 낳기 어렵다"…분만 수가 올려 해결될까 [임도원의 관가 뒷얘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산부인과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지방을 중심으로 산부인과가 없는 지역이 늘면서 저출산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심평원은 '임신 및 출산 관련 보장성 강화를 위한 연구용역'을 지난 20일 발주했습니다. 심평원은 이번 연구용역 배경에 대해 "현재 보조생식술 건강보험 적용 및 분만취약지 가산수가 등 다양한 분만 지원제도 적용 중이나 다양한 정책에도 출생아수 감소 및 분만 요양기관 감소의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며 "특히 지역에 따른 산부인과 부재 등으로 임산부의 건강한 임신유지 및 출산의 어려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대다수 취약지역은 재정자립도가 떨어지는 농어촌 지역으로, 자체 예산을 통한 산부인과 유치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심평원은 "새정부 국정과제 및 '필수의료 확충 추진단' 발족 등 필수의료의 기반 강화를 추진 중인바, 정책방향을 반영한 현 분만수가체계의 개편(안)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임신·분만 비용 현황 파악을 통한 정책 기초자료 구축, 분만수가 개편방안 등 검토를 통해 분만 인프라 강화 및 지역 간 분만 격차를 줄이기 위한 보상 기전 마련에 참고·활용하겠다는 것입니다.

산부인과 병원들은 저수가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습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자연분만 수가는 미국이 1만1200달러, 영국 9000달러, 호주 6100달러, 스위스 5100달러, 아랍에미리트 3100달러 등이지만 한국은 1040달러에 불과합니다. 산부인과 병원들은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분만 특성상 24시간 간호사 의사 등 의료 인력과 장비, 시설 등이 항상 대기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현재 수가로는 채산을 맞추기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최소 현재의 두 배 이상이 돼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올해 8월 기준 경상북도 군위·청송·영양·봉화·울릉·고령군, 강원도 평창·화천·고성·양양·횡성·정선군, 전라북도 무주·장수·임실군, 전라남도 곡성·구례·영암군, 경상남도 하동·산청·의령군, 충남 태안군 등은 산부인과가 하나도 설치돼있지 않았습니다.

과연 분만 수가체계 개편이 산부인과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심평원의 연구용역 결과가 주목됩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