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올해 말 레벨3 자율주행 출시…"비상시 운전 개입해야"
G90 자율주행 최고속도 60→80㎞/h 상향 추진…핸들 놓고 달린다
현대차그룹이 처음으로 출시하는 레벨3 자율주행차의 자율주행 최고속도를 시속 80㎞로 상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올해 말 제네시스 대형 세단 G90 연식 변경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해당 모델은 국내 최초로 고속도로 자율주행(HDP·Highway Driving Pilot) 기능이 탑재돼 레벨3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미국자동차공학회(SAE)는 자율주행을 0∼5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레벨2까지는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하지만, 레벨3은 운전자의 개입이 최소화되고 비상시에만 운전자가 대응하는 단계다.

현재 양산된 차들은 레벨2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돼 운전자가 자율주행 중에도 스티어링휠에 손을 올려놓고 있어야 하며, 손을 장시간 떼면 경고음이 울리도록 설정됐다.

이번 G90에 탑재되는 레벨3 자율주행은 특정 구간에서 운전자가 스티어링휠에서 손을 떼도 경고음이 울리지 않고 차량이 스스로 주행한다.

전국 고속도로와 서울 강변북로, 올림픽대로 등의 자동차전용도로에서 G90의 레벨3 자율주행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올해 초 자율주행 레벨3 G90 출시를 발표하면서 자율주행 속도를 60㎞/h 이하로 제한한다고 밝혔지만 이를 80㎞/h로 상향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개발 중인 차량 및 기술에 대한 상세 사항은 밝힐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애초 G90이 글로벌 차종으로 개발되는 점을 고려해 국내에서도 국제 기준인 60㎞/h로 제한하려 했지만, 국내에 속도 제한 규제가 없고 안전성이 확보된다고 판단해 최고속도를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레벨3 자율주행 속도를 도로의 제한속도까지로 규정하며 사실상 제한을 두고 있지 않지만, 유엔 산하 자동차안전기준국제조화포럼(UN/ECE/WP.29)은 레벨3의 제한 속도를 60㎞/h로 제한하고 있다.

G90의 자율주행 최고속도가 올라가면 소비자들의 자율주행 사용 빈도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60㎞/h로는 고속도로는커녕 자동차전용도로도 제대로 주행하기 어려웠지만, 80㎞/h까지 상향되면 자동차전용도로에서 무리 없이 자율주행을 할 수 있다.

아울러 G90은 기존 레벨2 자율주행차보다 향상된 인지 능력을 바탕으로 민첩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성능이 개선된다.

갑작스러운 끼어들기 같은 상황에서도 레벨2보다 안정적인 대응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레벨3 자율주행차의 첫 국내 출시와 함께 사고 발생 시 보험 처리 등의 제도도 완비됐다.

자율주행 레벨3 주행 중 사고가 나면 보험사가 사고 처리를 한 뒤 제작 결함이 확인되면 제작사에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다.

레벨3 주행 중 시스템이 비상 상황이라고 판단해 운전자 개입을 요청했지만, 운전자가 제때 조작을 하지 않으면 운전자도 사고 책임이 있을 수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 중 운전석에서 책을 보는 정도는 가능하지만 잠을 자면 안되는 수준이 레벨3"이라며 "시스템이 직접 운전을 요청할 경우 즉시 차량 제어권을 회수할 수 있는 상태로 대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