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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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올해 3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차량 판매 대수가 늘면서 매출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소폭 감소했다. 최근 발표한 세타2 GDI 엔진에 대한 품질비용이 추가 반영되면서다.

현대차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조551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4% 감소했다고 24일 공시했다. 매출은 37조7054억원으로 30.6% 증가했다. 순이익은 1조4115억원으로 5.1% 줄었다.

매출 증가 이유는 부품 수급 완화에 따른 판매 확대로 글로벌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0% 증가하면서다. 제네시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 인센티브 감소, 고환율 효과가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 올해 3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전년 대비 15.6% 상승한 1338원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올해 3분기(7~9월) 글로벌 시장에서 102만 5008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국내 시장에선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전기차 아이오닉6과 제네시스 G90 등 신차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 이를 비롯해 그랜저, GV80 등 고부가가치 차종이 견조한 판매를 보이며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한 16만 2439대가 판매됐다.

해외 시장에서는 반도체를 포함한 부품 수급 완화에 따른 생산 증가와 더불어 미국·유럽 등에서 친환경차 수요가 늘어나 전년 동기보다 15.9% 늘어난 86만2569대가 판매됐다.

매출 원가율은 전년 동기보다 1.4%포인트 하락한 80.5%를 나타냈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공장 가동률 상승과 우호적인 환율 영향으로 전년 대비 하락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대비 소폭 떨어졌다. 최근 세타2 엔진 평생 보증 프로그램 관련 품질비용을 분기 실적에 반영하면서 결과적으로 수익성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지난 18일 1조3602억원의 품질비용을 올해 3분기 실적에 반영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판매 관리비는 세타2 GDI 엔진 관련 품질 비용 반영에 따른 판매보증비 증가, 신차 마케팅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늘었다. 매출액 대비 판매 관리비 비율은 전년 동기 대비 2.8%포인트 높아진 15.4%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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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적 리스크 커졌다"...현대차, 수익성 방어에 집중

현대차는 향후 지정학적 리스크와 금리 인상 등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6년 만에 선보이는 7세대 그랜저 출시를 포함해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 판매를 확대하는 등 수익성 방어에 집중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지난 1월 발표한 ‘2022년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다양한 대내외 경영환경 변화를 반영해 수정 발표한 바 있다.

현대차는 올해 연간 도매 판매 목표를 지정학적 리스크 및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 장기화 등의 영향을 반영해 기존 432만대에서 401만대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전년 대비 연결 매출액 성장률은 우호적 환율 상황 및 판매 믹스 개선에 따른 지속적 평균 판매가격(ASP) 상승을 반영해 기존 목표 13~14%에서 19~20%로 상향 조정했다. 또 2022년 연결 부문 영업이익률 목표 역시 기존 제시한 5.5~6.5%에서 6.5~7.5%로 상향 조정했다. 3분기 세타2 GDI 엔진 관련 품질비용 1조3602억원 반영에도 불구, 지속적 판매 믹스 개선과 인센티브 절감 등 적극적인 수익성 개선 노력을 반영한 데 따른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여러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으나 차량용 반도체 공급 상황이 점차 개선세를 보이면서 4분기 판매는 3분기 대비 증가할 것”이라며 “3분기 품질비용 반영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 연간 매출액과 영업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