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반도체 소재기업 비씨엔씨 "국산화 소재 연말까지 승인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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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리포트-비씨엔씨
지난 19일 경기도 이천에 있는 비씨엔씨 탐방을 다녀왔습니다. 비씨엔씨는 2003년 설립한 곳으로 반도체 공정용 포커스링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포커스링은 반도체 웨이퍼를 깎을 때(식각 공정) 웨이퍼가 움직이지 않게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고부가가치 소재입니다. 반도체를 만들 때 꼭 필요한 소재였지만 그동안 이 소재를 국내에서 만드는 곳이 없었습니다. 비씨엔씨 역시 그동안은 미국 코닝사에게 합성쿼츠 소재를 공급받아 포커스링을 만들어 납품했었던 업체입니다. 그러나 최근 독자적 소재 양산에 성공, SK하이닉스 등 고객사들의 테스트를 받고 있습니다. 이번 탐방은 새 소재를 처음 발표하는 자리이니 만큼,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 등 약 50여명이 참석해 시장의 높은 기대감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 기사를 통해 비씨엔씨의 공장을 함께 둘러보시죠. 마켓PRO는 현재 지어지고 있는 새 공장과 확보된 부지도 확인하고 왔습니다. 기사 말미에는 애널리스트·펀드매니저와 회사 측의 질의응답도 준비돼 있습니다.
비씨엔씨는 침투율을 높이면서 생산능력도 함께 키우고 있습니다. 향후 3년 동안 500~600억원 수준의 설비투자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설비투자가 완료되는 2025년엔 연간 생산능력(CAPA)가 3000억원 규모가 될 것이라고 회사 측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비씨엔씨의 3분기(별도 기준) 매출은 209억원, 영업이익은 33억원으로 전년 대비 24.6%, 37.8% 성장한 수준입니다. 전분기 대비로도 4.3%, 3% 증가한 규모입니다. 현재 주력 제품인 QD9이 소재를 전량 수입하기 때문에 원화약세 피해주임에도 불구하고 성장을 이어간 셈입니다. 비씨엔씨 측은 "생산공정 효율화를 통해 영업이익률을 개선했다"며 "원화가 정상화되면 공정개선 효과가 더 두드러지면서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포커스링은 반도체 웨이퍼를 깎을 때(식각 공정) 웨이퍼가 움직이지 않게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고부가가치 소재입니다. 반도체를 만들 때 꼭 필요한 소재였지만 그동안 이 소재를 국내에서 만드는 곳이 없었습니다. 비씨엔씨 역시 그동안은 미국 코닝사에게 합성쿼츠 소재를 공급받아 포커스링을 만들어 납품했었던 업체입니다. 그러나 최근 독자적 소재 양산에 성공, SK하이닉스 등 고객사들의 테스트를 받고 있습니다. 이번 탐방은 새 소재를 처음 발표하는 자리이니 만큼,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 등 약 50여명이 참석해 시장의 높은 기대감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 기사를 통해 비씨엔씨의 공장을 함께 둘러보시죠. 마켓PRO는 현재 지어지고 있는 새 공장과 확보된 부지도 확인하고 왔습니다. 기사 말미에는 애널리스트·펀드매니저와 회사 측의 질의응답도 준비돼 있습니다.
○일반에 처음 공개된 QD9+
서울에서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서이천 톨게이트를 나와 4km쯤 달리면 비씨엔씨 본사가 나옵니다. 비씨엔씨 본사 근처는 온통 논밭으로, 양 옆에 논밭을 끼고 승용차 한 대 겨우 지나갈 만한 오솔길을 1km쯤 달려야만 합니다. '이 곳이 맞나' 싶을 때 쯤 본관을 포함해 6개 건물이 밀집해 있는 본사가 나오는데요, 공장 간 이동을 관광버스로 했을 정도로 부지가 광활합니다. 비씨엔씨 측은 "일반 산업단지에 입주했으면 공장 새로지을 때마다 비싸게 부지를 확보했을 것"이라며 "시골에 터를 잡아 저렴하게 주변 부지를 확보하기 쉬웠다"고 언급했습니다. 실제 본관 주변에선 4공장의 뼈대(사진)가 올라가는 모습이 보였고, 5공장이 들어설 부지(지금은 밭)도 확인됐습니다. 본관 컨퍼런스룸에 들어서자 한 켠에 비씨엔씨의 주력상품이 전시돼 있는 게 눈에 띄었습니다. 김돈한 사장이 가리키면서 설명하고 있는 게 바로 QD9+ 잉곳(사진)인데요, 일반인에게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현재 납품 중인 QD9은 코닝에게 합성쿼츠 소재를 공급받아 만든 소재이고요, 합성쿼츠 소재까지 국산화 해서 만든 게 QD9+입니다. 이 잉곳을 가로로 3~4등분해서 자른 뒤 열을 가하고 다시 압축해서 링같은 형태를 만들면 우리가 아는 포커스링이 됩니다. QD9+은 QD9에 비해 △짧은 공정시간 △긴 수명 △수율 증가 등 세 가지를 염두에 두고 개발됐습니다. 공정시간이 짧으면 더 많은 포커스링을 만들 수 있고요, 포커스링의 수명이 길면 고객사들의 비용절감으로 이어지므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또 불순물을 극도로 제거해 깨끗한 포커스링을 만들 수록 웨이퍼(특히 테두리 부분) 수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최근 반도체 공정이 점점 정교해짐에 따라 깨끗한 포커스링을 만드는 게 그만큼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QD9은 렌즈를 만들기 위해 만들어진 소재를 반도체용 포커스링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공정·가공시간이 길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QD9+는 처음부터 반도체용 포커스링을 만들기 위해 소재를 가공했기 때문에 공정·가공시간이 더 짧아집니다.○"침투율 높이기 위해 저가정책 쓰지 않겠다"
시장에서 궁금한 건 QD9+의 침투율을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이냐 여부입니다. 공장투어가 끝난 뒤 이뤄진 Q&A 시간에도 대부분의 질문이 이 점에 집중됐습니다. 김돈한 사장은 "QD9+는 이달 말 주요 고객사에 샘플을 제출하고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연말까진 승인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비씨엔씨의 주요 고객사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인텔 등이 있습니다. 실제 공장을 둘러보면 'INTEL 전용장비' '삼성전자 전용장비' 등 고객사 마다 다른 전용장비를 들여놓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아래 사진). 각 회사마다 신뢰하는 장비가 다르기 때문에 고객사가 지정한 장비를 통해서 소재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한다고 합니다.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QD9+가 저가 정책을 쓸 가능성은 없는지에 대한 질문도 나왔습니다. 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비씨엔씨의 시장 침투율은 한자릿수로 미미한 수준입니다. 반도체 업황 둔화에 대한 실적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은 것 역시 여기에서 연유합니다. 시장에 완전히 침투한 기업이라면 전방 시황의 영향을 많이 받겠지만, 막 침투하기 시작한 기업이라면 업황 둔화보단 침투율 상승 자체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김돈한 사장은 "QD9+가 천연쿼츠 정도로 경쟁력을 높이는 게 최종적인 목표"라며 "적정한 영업이익률을 지킬 정도로의 가격을 책정할 계획으로 급격하게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저가정책은 쓰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비씨엔씨는 침투율을 높이면서 생산능력도 함께 키우고 있습니다. 향후 3년 동안 500~600억원 수준의 설비투자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설비투자가 완료되는 2025년엔 연간 생산능력(CAPA)가 3000억원 규모가 될 것이라고 회사 측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비씨엔씨의 3분기(별도 기준) 매출은 209억원, 영업이익은 33억원으로 전년 대비 24.6%, 37.8% 성장한 수준입니다. 전분기 대비로도 4.3%, 3% 증가한 규모입니다. 현재 주력 제품인 QD9이 소재를 전량 수입하기 때문에 원화약세 피해주임에도 불구하고 성장을 이어간 셈입니다. 비씨엔씨 측은 "생산공정 효율화를 통해 영업이익률을 개선했다"며 "원화가 정상화되면 공정개선 효과가 더 두드러지면서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