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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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중국 시장 출고가를 최대 약 9% 내렸다. 테슬라는 원가 변동에 따른 가격 인하라고 설명했지만 내년부터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둔화에 대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테슬라는 모델3와 모델Y의 중국 가격을 내린다고 24일 홈페이지에 밝혔다.

모델3 가격은 대당 27만9900위안(약 5530만원)에서 26만5900위안(약 5250만원)으로 5.0% 내렸다. 모델Y는 대당 31만6900위안(6260만원)에서 28만8900위안(5710만원)으로 8.8% 인하했다.

이로써 두 모델 모두 보조금 혜택을 다시 받게 된다. 현재 중국에선 30만위안(약 5939만원) 이하 전기차에만 보조금 혜택이 적용된다.

테슬라가 중국에서 두 모델의 가격을 낮춘 건 올해 들어 처음이다. 테슬라는 올해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수차례 가격을 인상했다. 다만 지난달에는 테슬라 차량을 구매하면 보험료를 지원해주는 방식으로 사실상 차값을 일부 보전해주는 마케팅 전략을 사용하기도 했다.

자동차 업계는 올 하반기 들어 부품 공급망 문제와 물류 병목 현상이 조금씩 완화하면서 테슬라가 전기차 가격을 인하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우리 제품(테슬라 차량)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높다"며 가격 조정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계속된 차값 인상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자 지난 7월에는 "테슬라에 들어가는 원자재 가격이 올라가기보다는 (향후) 내려갈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진정되면 자동차 가격을 내릴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최근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진행한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내년 경기전망을 예상하며 "중국은 부동산 시장에서, 유럽은 에너지에 의해 주도되는 경기침체를 겪고 있다"며 "내년이 매우 어려울 것임을 잘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급부상하는 중국 현지 전기차 업체를 의식해 테슬라가 가격 경쟁력을 위해 차값을 내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테슬라는 지난 2분기 중국 전기차 기업 비야디(BYD)에게 중국 시장 전기차 판매 1위 자리를 처음 내줬다. 현재는 비야디뿐 아니라 상하이자동차에도 추월당해 중국 내 전기차 판매 3위까지 밀린 상태다.

테슬라는 홈페이지에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의 생산이 원활하고 공급망도 안정적으로 구축되면서 생산비용이 절감돼 소비자가격도 낮출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