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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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매 운동하려면 거의 빵을 끊어야 하는 수준 아닌가요?"

SPC그룹 계열사 식품 공장에서 발생한 인명사고로 불매운동이 확산하는 가운데, 계열사 수와 과거 시장 점유율 등을 공유하며 누리꾼들 사이에선 이런 물음이 나오고 있다. 실제 SPC그룹 계열사 5곳의 국내 '빵류 제조업체' 시장 매출은 약 4조원에 달하고 점유율은 8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빵류 제조업체'로 구분된 업체들의 지난해 매출 수치가 있는 82곳의 전체 매출(별도 기준)은 4조5172조93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SPC그룹 계열사 5곳의 매출은 3조7658억1200만원으로 83.4%에 달한다.

SPC그룹 계열사 5곳은 매출 상위 5곳에 포진했다. 파리바게뜨 등을 운영하는 파리크라상이 1조8511억9900만원으로 41.0%에 달했다. 삼립호빵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SPC삼립이 1조3693억3900만원으로 30.3%였다.

최근 경기 평택 제빵공장에서 20대 노동자의 사망 사고가 발생한 SPL이 2575억8700만원으로 5.7%, 40대 노동자가 기계에 손가락이 껴 절단되는 사고를 당한 샤니는 2222억4300만원으로 4.9%, 호남샤니가 654억4400만원으로 1.4% 등이다.

이어 로쏘(628억6000만원), 서울식품공업(552억9800만원), 신라명과(552억5500만원), 푸드코아(430억7300만원), 유로베이크(378억5800만원) 등 순이었다.

빵류 제조업체 82곳의 평균 매출이 550억8900만원인 것을 고려할 경우, 파리크라상 매출은 33.6배였고 SPC삼립은 24.9배, SPL은 4.7배에 달한다.

지난해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SPC삼립이 650억2700만원으로 1위였고 이어 파리크라상(334억4400만원), 로쏘(105억500만원), SPL(72억2500만원), 유로베이크(52억1600만원) 등 순이었다.

SPC삼립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전체 평균(22억9400만원)의 28.3배, 파리크라상은 14.6배였다.

제빵 산업은 초기에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요하고 유지·보수 비용도 적지 않다. 제품 생산을 위한 높은 기술력과 상온·냉장·냉동 등의 유통 물류시스템도 필요해 신규 시장 진입이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SPC그룹 계열사들이 편의점 등에서 판매되는 양산빵 시장을 거의 싹쓸이하다시피 하고 있다. 올해 큰 인기를 누린 '포켓몬빵' 등 편의점·슈퍼마켓 등에서 판매되는 빵의 상당수가 SPC그룹 제품이다.

전날 프랜차이즈업계에 따르면 SPC 주력 브랜드인 파리바게뜨 가맹점의 매출은 최근 1주일 새 전년 동기 대비 30%가량 줄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SPC 브랜드 가맹점은 2020년 말 기준으로 파리바게뜨 3425개, 배스킨라빈스 1466개, 던킨도너츠 579개, 파스쿠찌 491개 등 6000개를 넘어선다.

다만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에서 업계 2위인 '뚜레쥬르'를 보유한 CJ푸드빌은 분류상 '서양식 음식점업'으로 등록되어 있고, 개인 빵집은 별도로 집계되지 않아 전체 빵 시장에서 SPC가 차지하는 비중은 실제로는 이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SPC 측은 "해당 통계에는 업계 2위인 '뚜레쥬르'나 개인제과점이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SPC의 점유율은 약 40%대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