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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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3분기 실적을 발표한 현대차기아가 나란히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내년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로 증권사들은 잇따라 현대차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25일 오전 현대차는 0.62% 하락한 16만500원에 거래 중이다. 개장 직후 16만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다시 썼다. 기아도 6만4600원까지 떨어지면서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현대차는 전날 올 3분기 매출이 37조7054억원, 영업이익이 1조551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4% 감소했다.

세타2 GDi 엔진 리콜에 대비해 쌓은 1조3600억원의 충당금을 제외해도 시장 눈높이(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 3조2700억원)를 11% 하회한 점이 향후 실적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충당금을 제외한 3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하회한 것은 현대캐피탈·캐피탈아메리카·카드 등 금융 부문의 영업이익(3800억원)이 전년 대비 34% 감소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할부나 리스 영업을 위한 자금 조달 금리가 크게 상승한데다 연체율이 증가하면서 대손 비용이 올라가 충당금 적립도 늘어난 영향이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으로 인해 소비자의 할부, 리스 비용도 증가하면서 수요가 둔화될 수 있다"며 "기존 금융 서비스 이용 소비자들의 연체율 증가에 따른 충당금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실적발표 후 11개 증권사가 일제히 현대차에 대한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메리츠증권은 26만원에서 21만원으로 목표주가를 낮췄다. 미래에셋증권은 25만원에서 22만원으로, 한국투자증권은 30만원에서 26만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유럽과 중국의 경기 둔화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는 것도 현대차 주가에 악재다. 수요 둔화로 인해 현재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재고와 판매장려금(인센티브)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늘어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를 짓누르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경기 침체에도 완성차 업체별로 차별화된 실적을 보여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증권은 인센티브가 대당 500달러까지 증가하고, 금융부문 이익이 감소한다고 해도 원재료비 하락분(연간 9800억원 추정)과 전기차 부문 흑자전환 효과가 이를 충분히 상쇄할 것으로 전망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도 분기별 3조원 내외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업황 둔화라는 위기를 지나면서 차별화된 실적이 차별화된 주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