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아이디어 정말 뛰어나…멀티미디어 활용 특히 인상적"
“오스트리아 빈에서 보는 것과는 또 다른 새로운 전시였습니다. 우리는 못 봤던 것들을 오히려 색다르게 해석해준 것 같습니다.”(알렉산더 샬렌베르크 오스트리아 외교장관·사진)

“아주 대단하고 훌륭한 작품들을 사진에 담느라 휴대폰을 손에서 놓을 수 없었습니다.”(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25일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개막을 맞아 서울 용산동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된 개막식 리셉션 전시장 투어에서 도슨트가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흰옷을 입은 마르가리타 테레사 공주’ 앞에 멈추자 곳곳에서 ‘찰칵찰칵’ 소리가 들렸다. 빈에서나 볼 수 있는 명작과 갑옷 앞에서 관람객들은 어김없이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섬세한 공예품의 디자인을 감상하기 위해 안경을 벗어들고 자세히 들여다보기도 했다.

이날 오후 6시부터 열린 개막식 리셉션은 국내 정계·경영계·미술계 주요 인사가 한자리에 모인 드문 자리였다. 박보균 문체부 장관, 홍익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 등 정치인을 비롯해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등 경영계 인사들도 참석했다.

손 회장은 “미술관과 음악회 때문에 지인들과 매년 빈에 갔는데, 서울에서 이런 좋은 전시가 열려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홍 위원장은 “리셉션 시작 한 시간 전에 와서 작품을 둘러봤는데, ‘빈에 가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라고 했다.

한경아르떼필하모닉의 공연은 리셉션의 분위기를 한층 돋웠다. 한경필이 요제프 바이어의 ‘코레아의 신부’ 하이라이트를 연주하자 사비나 하그 빈미술사박물관장 등 몇몇은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기도 했다. 코레아의 신부는 125년 전 빈을 뜨겁게 달군 발레극이다.

합스부르크 컬렉션의 ‘고향’인 오스트리아 인사들도 한목소리로 “대단한 전시”라고 외쳤다. 샬렌베르크 장관은 “유럽 3대 박물관인 빈미술사박물관을 그대로 옮겨온 듯하다”며 “이번 전시는 오스트리아 예술의 정수를 한국인에게 압축적으로 소개하는, 아주 잘 만들어진 티저 광고와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림과 잘 어우러지는 전시장의 배경 색채와 이해를 돕는 멀티미디어 전시가 특히 인상적”이라며 “플랑드르 회화를 실제 꽃과 함께 전시한 아이디어에 정말 감탄했다”고 했다.

일반 관람객들도 높이 2.7m의 마리 앙투아네트 초상화 앞, 석회암 연수정 등으로 만든 섬세한 공예품과 작은 조각상 앞에 줄을 만들었다.

이선아/김보라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