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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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담당 사장은 26일 3분기 실적 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시장 환경에 맞춰 내년에 상당한 규모의 투자 축소로 (메모리) 수급 균형을 앞당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내년 투자는 올해 대비 50% 이상 감축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이는 지난 금융위기 상황인 2008~2009년 업계 시설투자 축소에 버금하는 상당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업계 재고가 매우 높은 탓에 SK하이닉스는 생산 증가를 위한 웨이퍼 캐파(생산능력) 투자를 최소화하고, 공정 전환 투자도 일부 지연할 계획이다"이라고 설명했다.

수요 환경이 급변한 만큼 수익성이 낮은 제품을 중심으로 생산량을 축소한다. 미래 팹(공장) 운영 효율성 향상을 위해 제품 믹스, 장비 재배치 등을 고려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대비 내년 D램, 낸드 웨이퍼 생산량이 감소하고 당초 계획 대비 연말 선단공정 비중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와 관련해서는 "중국 장비 수출 규제가 1년간 유예 조치를 받았다. 향후 라이선스 유예 조치가 1년씩 연장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확실치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이후에 라이선스 받는 조치가 유예되지 않는 상황이라면 장비별로 따로 라이선스를 받아야 해 장비 도입하는 데 어려울 수 있다"며 "팹(공장) 운영이 어렵다고 가정하면 팹 매각, 장비 매각, 장비 한국 이동 등을 고려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SK하이닉스는 "생산의 거점을 다변화하는 건 중장기적으로 보면 필수불가결하지만 단기적으로 생산 기반에 큰 변화를 주는 것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