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항소심 첫 공판서 주장…"정치적 표현의 자유 제한"
'쪼개기 후원' KT측 "법인의 정치자금 기부 금지는 위헌"
전직 임원들의 불법 정치후원으로 재판에 넘겨진 KT가 항소심 재판에서 법인·단체의 정치자금 기부 행위를 처벌하는 정치자금법이 위헌이라는 주장을 폈다.

KT 측 변호인은 26일 서울고법 형사7부(이규홍 조광국 이지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 "적용 법조가 헌법에 위반되므로 무효이고, 따라서 죄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치자금법은 외국인, 법인 또는 단체가 정치자금을 기부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법인·단체와 관련된 자금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해서도 안 된다.

변호인은 "법인 또는 법인 관련 정치자금의 기부를 전면 금지하고, 형사처벌로 제재하는 것은 정치적 표현의 자유 등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며 "이는 헌법상 과잉금지 원칙, 평등 원칙 위반"이라고 했다.

KT는 지난달 21일 해당 법 조항의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해달라고 항소심 재판부에 요청했다.

1심 재판 중인 구현모 KT 대표도 올해 7월 같은 취지로 법원에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서를 냈다.

KT 전직 임원 4명은 '상품권깡'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하고 이중 4억3천여만원을 국회의원 99명에게 불법 후원한 혐의(업무상 횡령·정치자금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져 올 6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양벌규정에 따라 함께 기소된 KT 법인도 1심에서 벌금 1천만원을 선고받고서 항소했다.

이들 범행에 명의를 빌려준 혐의를 받는 구현모 KT 대표이사는 총 1천500만원의 벌금형 약식 명령을 받은 뒤 법원에 정식 재판을 청구해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