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에 요청서 전달…"중국어선 특정되면 선원 만나볼것"
'서해 피격' 유족, 중국어선·한자 구명조끼 정체 조사 요청
북한군에 의해 피격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 씨의 유족이 이씨 사망 당시 주변에 있었던 중국 어선과 한자(漢字) 구명조끼에 대한 국방부 조사를 요청했다.

유족 측은 26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종합민원실 1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 어선의 선명, 선종, 톤(t)수, 선적항과 (이씨가 입고 있던) 한자 구명조끼에 적힌 내용 등에 대한 조사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씨의 친형 이래진씨는 "목숨 걸고 서해를 지킨 동생을 왜 살리지도 않고 간첩으로 엮었는지 반드시 알고 싶다"며 "국방부를 포함해 국정원, 안보실, 청와대는 당시 SI(군 특수정보) 첩보에서 얻은 정보를 인지하고도 은폐하려고 했는지 책임 있는 답변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족 측 김기윤 변호사는 "감사원 보도자료를 검토해보면 고인은 무궁화 10호에서 바다로 추락한 뒤 중국 어선에 구조된 것으로 보이고, 이후 중국 어선에서 다시 바다로 내보낸 것으로 사료된다"고 말했다.

유족 측은 국방부 조사로 문제의 중국 어선이 특정되면 해당 어선 관계자를 만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국방부에 조사요청서를 전달했다.

감사원은 지난 13일 이씨가 북한군에 처음 발견됐을 때 한자가 적힌 구명조끼를 입고 팔에는 붕대를 감고 있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은 이씨가 최초 실종된 시점부터 발견되기까지 약 38시간 동안 군 당국이 확인한 인근 해역 배가 중국 어선뿐이었다고 명시했다.

이에 따라 이씨가 초기에 해당 어선에 의해 구조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감사원은 관계 당국이 이씨가 외부 선박과 접촉한 정황을 보고도 묵살했다고 판단하고, 국가안보실·국방부·통일부·국가정보원·해양경찰청 등 5개 기관 소속 20명에 대해 직무유기 등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