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 혐의로 실형 선고받아 2018년 프로야구서 영구 실격
측근 구단 요직에 앉히는 등 최근 운영 개입 의혹받아
야구장 등장한 '영구 실격' 이장석…KBO "엄중히 지켜볼 것"
KBO로부터 영구 실격 처분을 받은 이장석(56) 전 서울히어로즈 대표가 출소 이후 처음으로 야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전 대표는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플레이오프 2차전이 열린 서울 잠실구장을 찾았다.

처음에는 관람객과 동선이 분리된 잠실구장 1층의 원정팀 임원석에서 경기를 지켜본 것으로 알려진 이 전 대표는 이후 4명이 앉을 수 있는 중앙 테이블 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구단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KBO의 영구 실격 처분을 받은 인사가 한 시즌 프로야구를 마감하는 축제의 장에 나타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영구 실격으로 구단 운영에 개입할 수 없지만, 향후 어떤 식으로든 구단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걸 공개적으로 드러낸 장면으로 해석할 수 있다.

히어로즈 구단주 자격으로 2008년부터 KBO리그에 뛰어든 이 전 대표는 한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명 단장의 상징과도 같은 빌리 빈(60·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서 본뜬 '빌리 장석'이라 불렸다.

그러나 구단 지분과 관련한 소송과 거액의 구단 돈을 횡령했다는 혐의에 휘말리며 추락하기 시작했다.

2018년 초 KBO리그를 뒤흔든 '뒷돈 트레이드' 파문으로 KBO 사무국으로부터 무기 실격 처분을 받았던 그는 횡령 혐의로 징역 3년 6개월이 확정된 뒤 영구 실격됐다.

야구장 등장한 '영구 실격' 이장석…KBO "엄중히 지켜볼 것"
하지만 서울히어로즈의 최대 주주로 끊임없이 구단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의혹을 받는다.

KBO는 이 전 대표가 2019년 변호사를 통해 구단 운영에 관여했다는 '옥중 경영' 의혹을 사자 벌금 2천만원을 부과했고, 2020년 KBO 사무국 인사를 히어로즈 구단 투명 경영관리인으로 파견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가석방으로 출소한 뒤 외부 활동을 자제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측근 인사들이 구단의 요직에 자리하면서, 야구계에서는 이 전 대표가 '보이지 않는 손'을 통해 구단을 좌지우지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KBO는 이 전 대표의 야구장 방문이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KBO 사무국 관계자는 "개인 자격으로 경기를 관람하는 것까지 문제 삼을 수는 없다"면서도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는 건 부인할 수 없다.

경영 개입을 다시 시도하지 않을까 엄중히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영구 실격으로 경영 개입 금지 처분을 받은 이 전 대표는 구단의 선수단 구성과 구단 임직원 관리, 프로야구 관련 계약 등에 관여할 수 없다.

다만 올 초 기준으로 서울히어로즈 지분 67.56%를 보유한 최대 주주 신분으로 의결권 행사, 이사와 감사 등의 선임 등은 가능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