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 소비재 기업인 코카콜라가 시장 전망을 웃도는 분기 실적을 내놨다. 매출 전망치도 높여 잡았다. 인플레이션과 강달러 충격을 가격 인상을 통해 상쇄했다는 분석이다.

코카콜라는 25일(현지시간) 올해 3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 늘어난 110억500만달러(약 15조68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주당순이익(EPS)은 0.69달러였다.

모두 리피니티브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를 넘어섰다. 매출과 EPS 예상치는 각각 105억2000만달러, 0.64달러였다. 호실적에 힘입어 코카콜라는 올해 EPS 증가율 전망치도 기존 5~6%에서 6~7%로 상향 조정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코카콜라 주가는 전날 대비 3.75% 상승한 469.6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뉴욕타임스(NYT)는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코카콜라를 계속 찾았다”며 실적 개선의 배경으로 제품 경쟁력을 꼽았다. 지난 분기 코카콜라는 제품 가격을 평균 12% 인상했다. 제임스 퀸시 코카콜라 최고경영자(CEO)는 “가격 인상에도 판매량이 4%가량 증가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멕시코 음식 체인점 치폴레도 마찬가지였다. 가격 인상에도 매출이 뛰었다. 3분기 치폴레의 메뉴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3% 올랐다. 하지만 같은 기간 동일 점포 매출은 7.6% 늘어 추정치(7.3%)를 웃돌았다. 브라이언 니콜 치폴레 CEO는 “어려운 경제 환경에서도 치폴레 브랜드 가치가 여전히 강력함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다만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해선 불투명하다는 전망이다. 퀸시 CEO는 “소비자 행동이 약간 변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점점 더 싼 제품을 찾고 있다”고 했다. 잭 하텅 치폴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저소득층 고객이 줄고 있다”고 말했다.

NYT는 “코카콜라, 펩시, 프록터앤드갬블(P&G) 등 식품 대기업들이 모두 상당한 가격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며 “가격을 올려 기업의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일이 빈번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