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과 채권이 하락한 상황에서 사모대출이 좋은 투자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앨라스테어 브라운 샤드크레디트파트너스 최고경영자(CEO)는 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ASK 글로벌 대체투자 콘퍼런스’에서 “과거 데이터를 보면 어떤 자산군도 사모대출만큼 성과를 낸 적이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사모대출은 금리 영향을 덜 받는 데다 경기 침체기에도 일관된 수익률을 유지해왔다는 점 때문이다.

켄 리어나드 케인앤더슨 매니징파트너는 “사모대출과 미국 주식 시장의 상관관계지수는 0.65에 불과해 시장의 영향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지난 17년간 사모대출의 평균 수익률은 19%에 달했고 2020년 코로나19 위기 때와 올해 대부분의 자산 가격이 하락했을 때도 월등한 수익률을 냈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모대출은 수요와 공급이 구조화돼 있고 투자 손실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를 통해 손실률을 줄일 수 있다”며 “최근 10년간 20개 자산군을 분석한 결과 사모대출의 리스크 조정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것은 이런 독특한 특징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마르쉘 쉰들러 스텝스톤 사모대출부문 글로벌 대표도 “채권은 금리 인상 시 손실이 지속되고 부동산과 주식은 경기 침체 때 하락할 뿐만 아니라 호황기에도 상승률에 제한이 있다”며 “사모대출은 경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도 다양한 시나리오에 따라 수익을 낼 수 있는 전천후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사모대출 시장이 급격히 성장했다는 점을 기회로 꼽았다. 케인앤더슨에 따르면 글로벌 사모대출 시장은 4500억달러(약 641조원) 규모로 커졌다. 민간 기업의 경영권 변화, 리파이낸싱, 인수합병(M&A) 등의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다.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은 미국과 영국 중소기업에 투자하는 미들마켓에 기회가 많다고 조언했다. 키스 리드 서버러스캐피털 회장은 “미국의 지역 은행은 대기업 대출에 집중하고 있고 그동안 미들마켓의 공백을 메웠던 투자은행의 신디케이트론도 전년 대비 발행이 50% 줄어든 상황”이라며 “중소기업 사모대출 분야에서 자본 공급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리어나드 파트너도 “미국 미들마켓의 드라이 파우더(미소진 자금)가 1조2000억달러(약 1700조원)에 달한다”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분산 투자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앞으로 사모대출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예진/최석철/이동훈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