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인중개사협회를 법정 단체화하는 법안을 두고 협회와 플랫폼 업계 간 갈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26일 서울지하철 2호선 이대역 근처의 공인중개소 앞을 한 시민이 걸어가고 있다.  /이솔 한경디지털랩 기자
한국공인중개사협회를 법정 단체화하는 법안을 두고 협회와 플랫폼 업계 간 갈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26일 서울지하철 2호선 이대역 근처의 공인중개소 앞을 한 시민이 걸어가고 있다. /이솔 한경디지털랩 기자
여야가 한국공인중개사협회(한공협)를 법정단체화해 공인중개사 징계권을 부여하는 법안을 추진하자 프롭테크(부동산과 기술의 합성어)업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법안이 통과되면 한공협은 직방 다방 등 부동산 플랫폼에서 이뤄진 중개 행위를 ‘시장 교란 행위’로 판단해 공인중개사를 징계할 권한을 갖는다. 소비자 편익을 키우는 혁신 신산업 지원보다 지역구 내에서 영향력이 큰 공인중개사들의 표를 의식한 법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인 김병욱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의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을 지난 4일 대표 발의했다. 현재 임의 설립단체인 한공협을 법정단체로 지정하고, 개업 공인중개사의 협회 가입을 의무화하는 게 개정안의 골자다. 한공협에 공인중개사를 관리·감독하고, ‘자격 정지’ 등 행정처분을 지방자치단체에 요청할 권한을 주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개정안에는 김 의원과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을 비롯한 여야 의원 24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 중에는 법안을 심사할 국토교통위원회 위원 10명도 포함돼 있다.

법안이 발의되자 프롭테크업계와 한공협 간 갈등이 커졌다. 한국프롭테크포럼은 지난 25일 긴급 간담회를 열고 “특정 이익단체의 독점으로 공정경제 기반이 훼손되고 프롭테크 신산업 위축으로 소비자 편익이 침해되는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에 이종혁 한공협 회장은 26일 기자회견을 열어 “법정단체 추진의 근본 취지는 시장 교란 행위를 예방해 국민 피해를 막자는 것이지 플랫폼 업체 영업 활동과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