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무너지는 빅테크 vs 선회하는 중앙은행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는 26일(미 동부 시간) 폭락세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나스닥이 2% 이상 떨어지는 등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도 내림세로 출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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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장 마감 뒤 이들 기술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내놓았습니다. 알파벳의 경우 유튜브 등 디지털 광고 매출 감소로 타격을 입었습니다. 씨티는 "거시적 환경은 계속 광범위한 온라인 광고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애저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에 대한 부진한 성장 전망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애저 클라우드의 지난 분기 매출은 1년 전보다 35% 증가(환율 효과 제외하면 42%)했는데, 월가 추정보다 2% 포인트 낮았고 직전 분기 성장률 46%보다 크게 둔화한 것입니다. 회사 측은 또 다음 분기에는 성장률이 5% 포인트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바클레이스는 목표주가는 310달러에서 296달러로 낮추면서 "애저의 42% 성장은 컨센서스(42.6%)보다 약간 적었고 총마진도 약간 더 낮아졌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들만 아니라 텍사스인스트루먼트, 스포티파이 등도 실적이나 가이던스가 좋지 않았고 한국에서도 SK하이닉스가 3분기 실적 쇼크와 함께 내년 투자액을 50% 이상 줄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의 부진은 기술주 전반으로 번졌습니다. 성장동력인 클라우드 컴퓨팅의 부진, 기술주의 핵심 사업모델인 온라인 광고의 감소는 모두의 문제죠. 오전 10시께 마이크로소프트는 8%, 알파벳은 7%, 아마존은 4%, 애플은 1.5%, 메타는 3% 가량 하락했습니다. 엔비디아 AMD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RBC캐피털마켓의 리시 잘루리아 애널리스트는 "거시적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 그리고 아무도 거기엔 면역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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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오전 10시부터 뉴욕 증시 주요 지수가 바닥을 만들더니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빅테크 등 기술주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인데도 S&P500 지수는 오전 10시 40분께 플러스로 전환했습니다. 빅테크를 뺀 다른 대부분 주식이 상승한 덕분입니다. 나스닥마저 오전 11시 42분께 잠시 전날 대비 플러스를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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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시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캐나다 중앙은행(BOC)이 통화정책 회의 결정을 발표했는데, 시장이 예상하던 75bp가 아니라 50bp만 올린 것입니다. 그래서 기준금리는 3.75%가 됐습니다. 지난 3월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BOC는 7월에 100bp, 9월에 75bp를 인상하는 등 미국 중앙은행(Fed)보다 더 공격적인 긴축 행보를 보여온 곳입니다. 그런 곳에서 갑자기 '비둘기파적' 인상을 단행한 것이죠. 심지어 티프 맥클렘 총재는 금리 인상 주기가 곧 종료될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그는 "긴축의 끝에 가까워지고 있으며 금리 인상이 경제 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캐나다의 소비자물가(CPI)는 지난 6월 8.1%(전년 동기 대비)로 정점을 찍은 이후 9월 6.9%로 둔화했지만, 여전히 높습니다. 하지만 올해 말~내년 초 경기 침체가 우려되자 금리 인상 폭을 줄인 것입니다. 또 최근 정치권에서는 맥클럼 총재에 대한 압력을 높여 왔습니다. 캐나다는 변동금리 모기지 대출이 많은 곳입니다. 맥클럼 총재는 물론 "인플레이션과 인플레이션 기대치 상승, 지속적 수요 압박을 고려할 때 금리 인상을 계속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지만, 시장은 흥분했습니다. 캐나다 국채 2년물 금리는 5분 만에 22bp나 폭락했고, 캐나다 달러의 가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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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미국 금융시장에 곧바로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주 금요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사로 촉발된 'Fed 금리 인상 속도 조절론'에 대한 기대가 더 강해졌습니다. 내림세를 보이던 미 채권 10년물 금리는 BOC 발표 직후 4.001%까지 하락해 4%를 깨고 밑으로 떨어질 뻔했습니다. 2년물 금리도 4.375%까지 내렸습니다. 지난주 고점인 각각 4.32%, 4.64%에 비하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입니다. 오후 4시께 10년물은 8.3bp나 급락한 4.020%를 기록했습니다. 2년물은 2.1bp 내린 4.441%에 거래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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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는 로이터통신이 '멕시코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도 끝에 가까워지고 있다'라는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습니다. 5명의 은행 이사 중 한 명인 헤라르도 에스퀴벨 이사가 경제가 약화한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지나치게 제약적인 수준으로 인상하지 말라고 경고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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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호주중앙은행(RBA)은 예상되던 50bp 대신 25bp를 인상했습니다. 영국은행은 채권시장 금리가 폭등하자 긴급 채권매입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BOC가 금리 인상 폭을 줄였고, 멕시코에서도 비슷한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다만 이런 비둘기파적 선회에는 위험이 따릅니다. 오늘 호주에서 3분기 소비자물가(CPI)가 발표됐는데, 헤드라인 CPI가 1990년 이후 최고인 7.3% 상승한 것으로 발표됐습니다. 이는 2분기 6.1%보다 더 오른 것이며 예상 7.0%를 상회한 것입니다. 근원 수치도 6.1%로 전월 4.9%, 컨센서스 5.6%를 넘었습니다. RBA는 4번 연속 50bp를 올린 뒤에 이달 25bp로 인상 폭을 낮췄는데, 약간 곤란한 상황이 됐습니다. 오안다는 "RBA가 인플레이션이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고통스러운 신호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며 "다음 회의에서 다시 50bp 인상으로 대응하는 등 인플레이션이 극복될 때까지 큰 폭 인상을 계속하는 것 외에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 결과 오늘 호주 달러는 크게 올랐습니다.

라스무센은 "BOC의 예상보다 작은 금리 인상은 침체에 대한 두려움에 따른 것"이라며 "높은 근원 물가와 높은 인플레이션 기대치, 빡빡한 노동 시장 및 초과 수요로 인해 금리를 더 높여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분명한 건 느리지만 금리 인상은 계속되리라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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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콘퍼런스 보드의 소비자 신뢰지수나 케이스·실러 주택지수 등 경제 지표가 모두 좋지 않게 발표되면서 금리 하락을 부추겼는데요. 오늘 나온 지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9월 신규주택 판매는 연율 60만3000채로 전월보다 10.9% 감소했습니다. 예상(13.4% 감소)보다 적지만 좋은 수치는 아닙니다. 1년 전에 비해선 18%나 줄었지요. KPMG의 옐레나 말레예프 이코노미스트는 "9월에 판매된 신규주택의 약 28%는 아직 건설을 시작하지도 않은 것"이라며 "집값 추이를 볼 때 상당한 취소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신규주택 매매는 미국 주택시장의 약 10%를 차지하는데, 계약부터 거래 종료까지 3~4개월 걸리는 기존주택과 달리 계약 체결 즉시 매매로 간주합니다. 그래서 시의적절하게 주택시장 상황을 알려줄 수 있습니다. 미국 모기지은행협회(MBA)가 집계하는 지난주 모기지 신청 건수는 또다시 전주보다 1.7% 감소해 1997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1년 전에 비하면 거의 절반 수준입니다. 모기지 금리가 7%를 웃도는 수준까지 오른 데 따른 것입니다.

금리가 하락하자 뉴욕 증시는 상승했습니다. Fed의 선회에 대한 기대가 빅테크에 대한 실적 우려를 넘어선 것이죠. 다우는 한때 1%가 넘게 오르기도 했습니다. 사실 올해 들어 주가와 금리의 상관관계는 지난 20년 내 가장 큽니다. 금리가 내리면 주가는 오른다는 사실이 분명한 것이죠. 트루이스트의 키스 러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캐나다에서 비둘기파적 선회로 인식되는 것을 봤다”라며 ″시장이 긴축 사이클의 끝을 보기 시작했다. 시장은 엔드 게임이 눈앞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메릴의 크리스 하이지 CIO는 증시 바닥을 확인하려면 두 가지가 안정되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하나는 국채 2년물 금리이고, 또 다른 하나는 달러 가치입니다. 둘 다 기준금리를 잘 좇아가는 지표입니다. Fed 공격적 긴축에 나서면서 그동안 급등했던 2년물 금리와 달러는 내림세로 돌아섰습니다. 그래서 주가가 지난 며칠간 큰 폭으로 오른 것이지요.

달러(ICE 달러 인덱스)는 오늘 1.14% 내린 109.68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난 9월 19일 이후 처음 110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유로화는 9월 20일 이후 처음으로 달러와의 패리티(1대 1) 수준을 되찾았습니다. 여기에는 Fed 선회에 대한 기대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의 환시장 개입, 영국 파운드화의 안정, 내일 금리를 75bp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유럽중앙은행(ECB) 등의 움직임 등도 모두 반영된 결과입니다. LPL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전략가는 환시장이 Fed가 11월 FOMC 회의에서 향후 금리 상승 폭을 줄이거나 상승을 일시 중지할 조짐을 보일 가능성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닥터 둠'으로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임박한 달러 폭락에 대해 경고했습니다. 그는 "민간 및 공공 부채가 너무 많아 인플레이션에 강하게 대처하려는 중앙은행의 모든 시도는 궁극적으로 금융시장 붕괴를 초래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중앙은행은 움찔하고 타협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Fed가 경제나 금융 위기를 막기 위해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은데도 금리 인상을 중단한다면 달러는 급격히 약세를 보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루비니 교수는 달러가 근본적으로 예산과 무역 적자라는 쌍둥이 적자로 인해 위험에 처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그것(Fed 전환)은 급격한 달러 약세의 방아쇠가 될 것이다. 달러를 올린 건 긴축 정책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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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500 지수는 오전 11시 45분께 3886.15까지 상승했습니다. 이는 50일 이동평균선(3859)을 넘은 것입니다. 하지만 그때부터 저항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오후 12시 55분 마이너스권으로 떨어졌습니다. 결국, S&P500 지수는 0.74% 하락했고 나스닥은 2.04% 떨어진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다우만이 0.01% 강보합세로 마감됐습니다. 알파벳은 9.1% 급락했고, 마이크로소프트도 7.7% 폭락했습니다. 애플은 2%, 아마존도 4% 떨어졌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오후가 되자 장 마감 뒤 실적 발표가 예정된 메타가 부진한 실적을 내놓아 다시 분위기가 냉각될 것이란 두려움이 부각됐다"라며 "전체 시가총액의 20%를 넘게 차지하는 5개 빅테크 주가이 하락한다면 전체 시장이 오르기가 어렵다는 게 확인됐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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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마감 뒤 나온 메타의 실적은 예상대로 좋지 않았습니다. 주당순이익(EPS) 1.64달러는 예상 1.89달러보다 적었고, 매출은 277억 달러로 예상 274억 달러보다는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는 2개 분기 연속으로 줄어든 것입니다. 2분기에 전년 대비 1% 줄었는데 3분기엔 4% 감소했지요. 분기 광고 매출이 4% 가까이 줄어든 데 따른 것입니다. 또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등 4개 분기 연속 감소했습니다. 향후 실적에 대한 가이던스도 나빴습니다. 4분기 매출을 300억~325억 달러로 제시했는데, 월가 예상은 322억 달러입니다. 특히 메타가 막대한 돈을 투자중인 메타버스 사업(리얼리티 랩스)의 매출은 1년 전보다 거의 절반으로 줄어든 2억8500만 달러에 그쳤습니다. 반면 적자는 36억7000만 달러에 달해 1년 전 26억3000만 달러보다 대폭 확대됐습니다. 회사 측은 2023년 리얼리티 랩스의 손실은 올해보다 더 커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메타의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15% 넘게 내리고 있습니다.

울프리서치는 "영국 리더십의 변화, 주가 상승세를 놓칠 수 있다는 두려움(FOMO)으로 인한 단기적 상승 촉매를 본다"면서도 기술주에 대해 비중을 축소하는 이유 4가지를 제시했습니다.
1. 팬데믹을 지나며 자본 지출이 크게 증가했다.
2. 온라인 광고 지출은 '침체 면역'이 아니다.
3. 장기 금리 상승 압력은 밸류에이션에 타격을 줄 것이다.
4. 월가의 실적 추정치는 다가오는 이익 감소를 반영하지 않았다.

빅테크 주가가 무너졌는데, 오늘 증시는 장중 상승세를 보일 정도로 강했습니다. 월가에서는 당분간 랠리가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이 많습니다. Fed의 선회(최소 인상 속도 조절)에 대한 기대가 살아있기 때문입니다.

아카데미 증권의 피터 치르 전략가는 "금리 하락은 랠리를 지속하게 할 것"(The Treasury Driven “Everything” Rally Will Continue)이라는 보고서에서 주가가 오르는 이유를 몇 가지로 설명했습니다.

1. Fed 블랙아웃(침묵) 직전에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총재 등은 Fed가 11월 이후에 뭘 할 것인지 방향을 바꾸는 것 같았다.
2. 'Fed의 비공식 대변인'인 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그런 견해를 지지하는 기사를 썼다.
3. 지속되는 경제 지표의 둔화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4.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다는 많은 징후가 있다.
5. 기업들의 어닝콜은 주의할 것들을 담고 있으며, 주가는 이를 반영했을 수 있다.
6. 미국 재무부와 Fed는 달러 강세를 억제하라는 영국 일본 유럽 등 국제적 압력을 받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을 제어하기 위한 국제 공조가 필요하므로 '주고받기'가 있을 수 있다.
7. 중국은 투자 불가다. 투자자들이 철수하면서 미국 자산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
8. 11월 중간 선거 이후 정책 변화 : 누가 승자가 되든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이 진척될 수 있다. 또 정치인들은 Fed가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것을 지켜만 보고 있지 않을 수 있다.

치르 전략가는 "유리한 금리는 주식에 도움이 될 것이며, 어닝시즌이 지나면 다시 활성화될 자사주 매입, 산타 랠리에 대한 기대, 투자자들의 너무 적은 주식 보유량 등도 마찬가지다. 궁극적으로 무언가가 이 랠리를 탈선시킬 것이지만, 그것이 이번 주나 다음 주는 아니라고 본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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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탈 날리지의 애덤 크리사펄리 설립자는 "다음 주 Fed의 11월 FOMC에서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의 성과나 선회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으리라고 보지만 12월에는 금리 인상 속도를 감축할 것이라고 믿는다"라며 그러려면 "데이터가 도와줘야 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다음 주 금요일 나올 10월 고용 보고서가 가장 중요하다"라며 "이 수치가 나쁘게 나오면 Fed의 선회가 명확해지면서 훨씬 큰 랠리를 부를 수 있다. S&P500 지수가 4100까지 높아질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나쁜 소식은 좋은 소식', 즉 나쁜 뉴스가 나오면 Fed가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줄이거나 멈출 것이란 관측 속에 그동안 금리가 떨어지면서 주가가 상승했습니다. Fed의 긴축 수준을 반영하는 달러도 약세를 보이고요.

문제는 언제까지 나쁜 소식이 좋은 소식으로 작용할지 여부입니다. 지금은 나쁜 뉴스가 Fed의 공격적 긴축을 멈추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여깁니다. 하지만 나쁜 소식이 이어져 경기 침체를 부르고 기업 이익이 타격을 입게 된다면 주가는 올라가기 어렵습니다.

골드만삭스는 "나쁜 소식은 좋은 소식"이라는 내러티브가 기술주의 나쁜 실적 발표로 인해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일부 냉각되고 있다는 징후가 있고 이로 인해 금리가 내려가고 있지만 낮은 금리가 기술주의 실망스러운 실적을 극복할 만큼 주식에 충분한 순풍은 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골드만삭스는 심각한 경기 침체가 닥치면 기업 실적이 악화하여 S&P500 지수는 25% 추가 하락(2850까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어느 자산도 경기 침체를 완전히 가격에 책정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만약 침체가 닥친다면 주식과 회사채가 가장 위험하다고 분석했습니다.

모건스탠리 자산운용의 리사 샬럿 CIO는 "기업 이익에 침체가 다가오고 있다는 우리 생각은 지난 몇 주 동안 강화됐다"라면서도 "월가의 2023년 이익 추정치는 거의 변하지 않았고 긍정적 전망은 여전히 궁극적 실적 재설정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살럿 CIO는 "투자자들이 거시경제 요인(금리)만을 따져 베어마켓 랠리를 따르려는 유혹을 피해야 한다. 기업 이익이 달성 가능할지, 펀더멘털이 지속 가능할지에 중심을 둬야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오늘 '경기 침체' 신호로 여겨지는 미 국채 3개월물과 10년물 금리는 역전이 발생했습니다. Fed가 가장 주시하는 수익률 곡선입니다. 뉴욕 연방은행에 따르면 3개월물과 10년물 수익률의 관계가 미국 경기 침체를 가장 잘 예측해왔습니다. 이렇게 역전되면 1967년을 제외하곤 모두 경기 침체가 발생했습니다. 그리고 역전 시점부터 침체까지는 한 달(2020년 팬데믹)에서 6분기까지 걸렸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