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아산공장 태양광 설비. 현대차 제공
현대차의 아산공장 태양광 설비.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공장에 필요한 전력을 자체생산하기 위한 설비를 갖추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발전 시설을 갖춰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방안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기후 변화로 에너지 조달이 불안정해지며 안정적인 전력공급원이 필요하다는 판단도 깔려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국내 최대 생산시설인 울산공장에 태양광발전 설비를 다음달 추가 착공한다. 2020년 이후 2년만에 증축에 나선 것이다. 내년 9월 설비를 완공해 이 공장 태양광발전 용량을 현재 9㎿에서 15㎿로 늘린다. 10㎿ 규모로 설치된 충남 아산공장의 태양광 시설도 증설을 검토 중이다. 현대차는 연구시설 등에 현재 562㎾인 태양광발전 용량을 3㎿ 규모로 증축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를 통해 울산공장에서 약 2만㎿h 전력을 태양광으로 조달한다. 한국전력을 통해 공급받는 연 전력량(129만㎿h)의 1.5% 수준에 불과하지만, 재생에너지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여가기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울산공장에 전기차 생산라인을 새로 짓기로 하면서 기존 계획보다 다소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향후 폐배터리를 재활용한 에너지저장장치(ESS)에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력을 보관하는 등 발전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미국 조지아 전기차 공장 등 신규 공장에는 태양광 패널을 기본으로 설치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울산공장에 액화천연가스(LNG) 열병합발전소를 지어 전력을 직접 생산하려고 했지만 가스 발전이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국제사회의 시선과 환경단체의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 주장을 감안해 계획을 철회했다. 다만 지난달 해외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설명회에서는 LNG 발전으로 수소를 생산해 전력 비효율성을 줄이는 방안을 장기적으로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도 울산·대구·김천 등 국내 생산 공장에 태양광 설비를 최근 완공했다. 다음달 창원공장도 준공한다. 이들 네 곳의 태양광발전 용량은 총 2.5㎿다.

벤츠는 독일에 있는 자사 주행트랙에 2025년까지 풍력발전소를 짓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또 태양광 발전설비를 확대하기 위해 수백만유로를 투자한다. 2030년까지 전력의 70%를 신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목표다.

제너럴모터스(GM)는 27일 2025년까지 미국 공장을 100% 재생에너지로 가동하겠다교 발표했다. 기존 2050년에서 탄소중립 목표를 확 당겼다. GM은 최근 에너지 사업부 ‘GM에너지’를 신설하고, 자체 생산한 전력을 판매까지 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의 미국 합작공장에서 생산한 배터리로 ESS를 구축하고,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을 저장한 다음 기업과 개인에 팔아 수익을 내겠다는 것이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