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사진=한경DB
삼성전자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30% 이상 감소한 3분기 성적표를 제출했다. 업황 부진으로 DS 부문 영업익이 반토막 수준으로 줄어든 타격이 컸다. 앞서 잠정 실적을 발표한 덕에 시장 충격은 덜했으나 반도체 실적 부진의 골이 깊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10조852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39% 감소했다고 27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76조7817억원으로 전년 대비 3.79% 늘었다. 순이익은 9조3892억원으로 23.62% 감소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반도체 수요 둔화 등 어려운 경영 여건에도 3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달성한 것은 선방했다고 할 만했다. 올해 3개 분기 모두 해당 분기 최대 매출을 올렸다. 연간 기준으로도 전년도에 이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고객사 재고 조정 등으로 메모리 매출이 감소했지만,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판매 호조를 보이고 파운드리와 중소형 패널이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하며 견조한 매출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분기 영업이익(10조8520억원)은 메모리 이익이 줄어든 탓에 역성장했다. 영업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은 2019년 4분기 이후 2년9개월 만이다.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추정치)인 11조8683억원도 크게 밑돈다.

반도체 한파가 거셌다. DS 부문은 3분기 매출 23조200억원, 영업이익 5조12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10조600억원)의 반토막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가 예상을 상회하는 고객사 재고 조정과 중화권 모바일 등 소비자용 메모리 제품군의 수요 둔화세 지속으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시스템LSI는 모바일, TV 등의 수요 둔화 여파로 이익이 감소했다. 다만 파운드리는 지속적인 첨단 공정 수율 개선과 성숙 공정의 매출 기여 확대로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SDC는 3분기 매출 9조3900억원, 영업이익 1조9800억원을 거뒀다. 중소형은 폴더블을 포함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에 따라 수요가 증가하고 기술 차별화를 통해 주요 고객사가 출시한 신제품 내 점유율이 증가하면서 전분기와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대폭 성장했다. 대형은 TV·모니터 시장 약세와 초기 투자비 부담으로 적자가 지속됐다.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익 전년비 31% 감소…반도체는 '반토막' [상보]
DX 부문의 경우 3분기 매출 47조2600억원, 영업이익 3조5300억원을 기록했다. MX는 폴더블 등 플래그십과 웨어러블 신모델 판매가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부정적 환영향에도 견조한 수익성을 기록했다.

네트워크는 해외사업 중심으로 실적이 개선됐고, 미국 1위 케이블 사업자 컴캐스트 사업 확보 등 신규 수주 활동을 지속했다.

VD(영상디스플레이)는 프리미엄 중심 판매 확대를 통해 시장 리더십을 강화했으나 수요 감소와 비용 증가 영향으로 이익이 감소했다.

생활가전은 판매 믹스를 개선했으나 소비 부진 속에서 재료비와 물류비 부담이 지속됐다. 하만은 커넥티드카 기술과 솔루션에 대한 견조한 수요 가운데, 고객사 주문 물량이 늘어나고 소비자 오디오 판매도 증가하면서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달러화 강세가 DX 사업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했지만 부품 사업에 대한 긍정적 영향이 이를 대폭 상회했다.

삼성전자는 4분기에도 글로벌 정보기술(IT) 수요 부진과 메모리 시황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파운드리와 SDC에 대해 실적 개선세를 유지하는 한편 DX는 수익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메모리는 핵심 인프라 투자가 지속되면서 서버 펀더멘탈 수요는 유지될 것이나 고객사 재고 조정 영향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고용량 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하면서 원가경쟁력을 고려한 제품 믹스 운영을 통해 수익성 중심 D램 사업 운영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