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뉴스1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뉴스1
금리 인상으로 대출을 받은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높아지는 가운데 여당인 국민의힘이 다시 한 번 금융권에 대한 압박에 나섰다. 4대 금융지주의 3분기 이자 수익이 10조원을 넘어서면서 '이자장사' 논란이 다시 도마에 오른 것이다.

김상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27일 오전 비대위원 회의에서 "금리 폭리에 국민 생계가 짓눌리는 가운데 4대 금융지주는 3분기 이자수익이 10조원대로 대호황을 누리고 있다"며 "국민 고통이 금융사의 축제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신한 KB 하나 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3분기(7~9월) 당기순이익(연결)은 4조887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8.6% 증가했다. 이자수익이 증가한 것이 금융지주사들의 3분기 호실적을 이끌었다. 기준금리가 상승하면서 대출금리가 올랐고, 이 과정에서 은행들의 예대마진도 커졌다. 4대 금융지주사들의 3분기 이자 수익은 10조15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1% 증가했다.

김 위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국민과 청년들은 영끌에 기댔고, 윤석열 정부 들어 (은행들이 기존에) 내어준 대출에 고금리 빨대를 꽂아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며 "연말이 되면 수억원대 성과급 파티가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시기에 금리 치외법권에서 주머니를 불리는 것은 공정하지도 상식적이지도 않다"며 "이자수익은 국민과 기업의 빚인만큼, 지금이라도 선제적으로 자발적인 부담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일종 정책위 의장도 이날 "고금리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청년, 자영업자, 중산층이 고금리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금융 취약 계층에 대한 특별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당정이 이미 안심대출을 비롯해 여러 지원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하면서도 "취약계층을 위한 맞춤 금리지원과 자동차 보험료 인하 등 고통을 덜어드릴 수 있도록 민생금융에 당과 정부가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고금리로 급전을 빌릴 수 있는 '카드론' 규모가 급증한 상황에서 취약 차주에 대한 이자완화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요구도 이어졌다. 성 의장은 "상반기 카드론이 1조4000억원 이상 증가했는데, 카드로 대출받는 금리가 평균 13.5% 전후로, 캐시론은 17%에 달한다"며 "소액금융을 이용하고 있는 국민들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완화시킬 수 있도록 정부는 검토해 달라"고 덧붙였다.

금융권 압박에 있어서는 여야가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1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타인의 고통을 축제 수단으로 활용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된다"면서 "가장 공공성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은행들이 과도한 예대마진으로 폭리를 취하고 이로 인해 가계와 기업에 막대한 부담을 주고 이제는 생존까지 위협받을 상황이 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고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