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억∼1천억원씩 각출해 SPC 설립→ ABCP 매입 방안이 유력
증권업계, 유동성 경색 해소 노력 합의…"ABCP 소화할 것"(종합)
9개 대형 증권사들은 27일 최근 유동성 문제가 불거진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물량을 업계 내에서 소화하는 방식 등으로 단기자금 경색 문제 해소에 기여하기로 합의했다.

미래에셋증권·메리츠증권·삼성증권·신한투자증권·키움증권·하나증권·한국투자증권·KB증권·NH투자증권 등 9개 대형 증권사 사장단은 이날 오전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건물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이같이 뜻을 모았다.

금투협에 따르면 회의에 참석한 9개 대형사 사장단은 현재의 유동성 위기가 증권업계 전체로 확산되지 않도록 자금 여력이 있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들이 시장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참석자들은 레고랜드 ABCP 사태로 촉발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화 시장 위기와 단기자금시장 경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증권사가 보유한 ABCP 등을 업계 차원에서 소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업계는 후속 논의를 통해 세부 실행방안과 지원 규모를 결정, 실행하기로 했다고 금투협은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구체적인 방식은 확정되지 않았다.

현재로서는 각사가 500억∼1천억원 수준으로 자금을 각출하고,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워 ABCP를 매입하는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23일 자금시장 관련 현황 점검회의에서 "정부의 재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민간+정부'가 축적한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서로가 수시로 소통하면서 시장안정을 위한 공동의 노력을 해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에 증권업계는 지난 24일과 전날, 이날까지 금투협 주재로 릴레이 회의를 열어 시장의 유동성 위기 해소에 기여할 업계 역할을 모색해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