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완성차 업체 포드와 폭스바겐의 투자를 받은 자율주행차 스타트업 아르고AI가 사업을 접기로 했다. 전기차 기업 테슬라는 자율주행 시스템 관련 사고가 잇따르자 미 법무부 조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안전하고 수익성 있게 구현하기까지 천문학적인 금액과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자율주행차 업계가 도전에 직면했다는 분석이다.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테크크런치 등 외신에 따르면 아르고AI는 최근 임직원 약 2000명을 대상으로 전체 회의를 열고 사업을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2016년 설립된 지 6년 만이다.

아르고AI는 자율주행 분야의 선두주자로 평가받던 기업이다. 미 시장조사업체 가이드하우스인사이트가 발표한 지난해 자율주행업체 순위에서 구글 웨이모, 엔비디아에 이어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름을 알린 건 창립 1년 만인 2017년 포드로부터 10억달러 투자를 받으면서다. 이후 폭스바겐 등으로부터 26억달러를 추가로 투자받았다. 한때 기업가치가 70억달러를 넘었다.



신규 투자를 유치하는 데 실패했다는 분석이다. 존 롤러 포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자율주행 대신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에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수익성이 있고 확장 가능한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하려면 최소 5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며 수십억 달러가 소요될 것”이라며 “이 기술을 직접 만들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폭스바겐도 이날 아르고AI에 더 이상 투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FT는 “구글이 2009년 자율주행 프로젝트를 시작한 후 업계에서 자율주행에 수백억 달러를 쏟아부었지만 아직까지 의미있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대부분 회사에서 기술 수준이 엔지니어가 주행을 감독하는 단계에 있어서다. 더그 필드 포드 기술책임자는 “운전자 없이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차를 도심에서 주행 가능한 수준으로 만드는 것은 사람을 달에 보내는 것보다도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 법무부가 지난해 테슬라 자율주행 시스템에 대한 비공개 조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능 ‘오토 파일럿’ 관련 사고가 12건 이상 발생하면서다. 오토 파일럿은 테슬라가 자사 모델의 가장 큰 장점으로 내세우는 기능 중 하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전 컨퍼런스콜에서 “자율주행 시스템이 사람 운전자보다 나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로이터는 법무부 조사 결과에 따라 테슬라 법인이나 개별 임원들이 형사고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