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완성차 업체 포드와 폭스바겐의 투자를 받은 자율주행차 스타트업 아르고AI가 사업을 접기로 했다.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안전하고 수익성 있게 구현하기까지 천문학적인 금액과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결정이다.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테크크런치 등 외신에 따르면 아르고AI는 최근 전체 회의를 열고 임직원 약 2000명을 대상으로 사업을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2016년 설립된 지 6년 만이다. 아르고AI는 자율주행 분야의 선두주자로 평가받던 기업이다. 미 시장조사업체 가이드하우스인사이트가 발표한 지난해 자율주행업체 순위에서 구글 웨이모, 엔비디아에 이어 3위에 이름을 올랐다. 한때 기업가치가 70억달러를 넘었다.

신규 투자를 유치하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존 롤러 포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자율주행 대신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에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하려면 최소 5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며 수십억달러가 소요될 것”이라며 “이 기술을 직접 개발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폭스바겐도 이날 아르고AI에 더 이상 투자하지 않겠다고 했다.

FT는 “구글이 2009년 자율주행 프로젝트를 시작한 후 업계에서 자율주행에 수백억달러를 쏟아부었지만 아직까지 의미 있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대부분 회사에서 기술 수준이 엔지니어가 주행을 감독하는 단계에 있어서다. 더그 필드 포드 기술책임자는 “운전자 없이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차를 도심에서 주행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드는 것은 사람을 달에 보내는 것보다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 법무부가 지난해 테슬라 자율주행 시스템에 대한 비공개 조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능 ‘오토 파일럿’ 관련 사고가 12건 이상 발생하면서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