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없이 혼자 불법 이민선을 타고 유럽에 도착한 4살 튀니지 소녀가 본국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26일(현지시간) AFP통신은 튀니지 여성가족아동부가 최근 부모와 떨어져 홀몸으로 불법 이민선을 타고 이탈리아에 도착한 4살 여아를 본국으로 데려오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튀니지 정부는 이를 위해 공무원들을 이탈리아 시칠리아에 파견할 예정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 소녀는 부모, 7살짜리 오빠와 함께 불법 이민선을 타고 이탈리아 람페두사섬으로 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소녀의 아버지는 출발지에 도착하지 못한 아내와 아들을 데리러 가기 위해 딸을 브로커에게 잠시 맡겼고, 그 사이 불법 이민선은 이탈리아로 출발했다.

소녀의 아버지는 가족의 유럽행을 위해 불법 이민주선자에게 노점을 운영해 모은 7400달러(약 1000만원)를 건넸다고 당국은 밝혔다.

이탈리아 람페두사섬과 불과 130㎞ 떨어진 튀니지 북부 해안은 경제난을 피해 유럽으로 가려는 이주민들의 출발지 중 하나다.

이들은 불법 이민 주선자들에게 전 재산을 건넨 뒤 위험한 항해에 나서지만, 도중에 당국에 적발돼 돌아오거나 사고로 목숨을 잃는 경우가 많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불법 이민선을 탔다가 튀니지 당국에 적발된 이민자는 2만2500여명에 달한다.

또 당국의 감시를 피해 이탈리아에 도착한 이민자는 지난 8월까지 1만3000여명으로 집계됐고, 이 가운에 미성년자는 2600여명으로 파악됐다. 미성년 이주민 중 3분의 2는 부모를 동반하지 않았다고 AFP는 전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