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의 법무부 등 종합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의 법무부 등 종합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28일 야권에서 제기한 '청담동 술자리' 의혹과 관련해 “저급하고 유치한 가짜뉴스 선동은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해당 질문을 하는 취재진에 "대통령 입에서 그런 언급이 나온다는 것 자체도 국격에 관계되는 문제 아니겠냐"며 일축했다.

앞서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30여 명이 지난 7월 19일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청담동 술집에서 첼리스트의 연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등 술자리를 가졌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논란과 관련해서 한 장관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장관직을 걸겠다"고 나섰다.

일부 야권 인사들은 녹취 속 여성이 '동백아가씨' 등 노래 제목까지 언급한 것을 두고 "증언이 구체적이라 신빙성이 있다"고 두둔하고 나섰다.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은 26일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첼리스트가 억압된 상황에 강요된 진술을 한 것이 아니라 편하게 대화하는 녹취라 신빙성이 높아 보인다"고 추측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여야를 떠나 해당 의혹 제기가 섣부른 것 아니었냐는 지적이 다수를 이뤘다.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 (사진=연합뉴스)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 (사진=연합뉴스)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27일 YTN 뉴스에 출연해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과 변호사들과 관련해 폭로하려면 술집 이름은 특정이 돼야 하고 적어도 술자리 사진이나 술집 사진이라도 물증으로 제시했어야 한다"면서 "객관적으로 봤을 때 누가 들어도 저건 가짜뉴스다. 저런 문제를 가지고 당이 나설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고문은 "김 의원의 의혹 제기가 사실이 아니었던 경우가 한 두 번이 아니기 때문에 한 장관이 민주당에 사과 요구하는 것도 일리는 있다"면서 "하지만 한 장관이 걸핏하면 국무위원 운운하며 내세우는데 '장관직 걸 테니 당신도 걸어라'라고 할 문제는 아니다. '사실 아니니 확인해 봐라' 정도면 국무위원으로 충분한 대응이었다"라고 비판했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이상민 민주당 의원 또한 "대통령 취임 후 새벽까지 법무부 장관 및 로펌 30명 변호사와 술판 벌인 게 사실이라면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없는 지경이며 당장 퇴출해야 할 매우 중대한 사안이다"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김 의원이 그 정도 사안을 폭로하려면 신빙성 있는 근거자료를 냈어야 하는데 제보받았다고 녹음테이프 튼 거밖에 없다"면서 "매우 잘못된 것이고 국회의원으로서의 자질 함량 부족이다"라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민주당 당차원에서 진상 확인하고 근거자료 확보한 상태면 모를까 망신스러운 일이다"라며 "부실하게 의혹 제기한 사실 있다면 사과하고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고문은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이 술을 마셨으면 대통령 걸고 넘어가야지 왜 대통령이 아닌 장관만 문제 삼나"라며 "사실이면 정권이 날아갈 사안이다. 김 의원이 국회의원으로 기본이 안 된 사람이다"라고 했다.

이에 이 의원은 "국감장은 쓰레기 같은 말을 쏟아내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 석상에서 "부끄럽다"고 고백했다.

27일 오후 국회 본회의 때 5분 자유발언을 신청한 류 의원은 "지라시 수준의 제보를 여과 없이 질의하는 국회의원과 '너는 무엇을 걸래?'를 시전하는 국무위원의 모습이 부끄럽다"고 양측을 모두 질타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